신차효과, SUV 비중 확대로 코로나19 악재에도 수익성 개선 성공
올해 공용 플랫폼 통한 원가절감, 신차 추가 투입으로 호조 지속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지난해 4분기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큰 폭의 영업이익일 올리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런 기세를 몰아 양사는 올해 지속적인 신차투입을 통한 수익성 강화로 V자 반등에 나선다. 

특히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활용한 차세대 전기차를 출시하며 완성차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도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넌 26일과 27일 양일간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컨퍼런스콜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했다. 

   
▲ 현대자동차와 기아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IFRS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6410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40.9% 증가한 양호한 실적이다. 판매는 4.7% 감소한 113만9583대에 그쳤지만 매출은 5.1% 증가한 29조2434억원을 기록했다.

기아도 지난해 4분기  1조2816억원이라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7.0% 증가한 규모로, 분기 최대이자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9000억원대 영업이익을 훨씬 뛰어넘는 실적이다. 영업이익률도 3.9%포인트 상승한 7.6%를 기록했다.

4분기 판매는 74만2695대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0.005% 하락)을 유지했고 매출액은 5.0% 증가한 16조9106억원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환율 악재까지 겹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실적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공통적인 영업이익 확대 비결로 신차 투입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고급차 비중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꼽았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도 이같은 기세를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를 벗어나 V자 반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의 경우 투자자 신뢰 구축 및 투명성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새로 도입한 연간 실적 가이던스에서 전년 대비 11.1% 증가한 416만대 판매와 자동차부문 매출액 14~15% 확대, 영업이익률 4~5%를 제시했다.

이 목표대로라면 자동차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80조원 수준에서 90조원대로 오르고, 전체 영업이익은 5조원 이상으로 지난해 대비 두 배 가량으로 확대된다.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플랫폼 공용화를 통한 원가절감에 더해 올해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통한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 제네시스 판매 확대를 통한 수익성 제고 등이 필수적이다.

서강현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3세대 플랫폼 모델 판매 확대로 인한 공용화 효과 확대, E-GMP 플랫폼 적용에 따른 전동화 부품 재료비 절감, 해외 현지화 확대 등 다양한 원가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지속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신형 투싼 등 SU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을 이어가고, 신차 중심 판매로 코로나 이후 판매 회복기 점유율 확대를 지속해 갈 것"이라며 "특히 제네시스 판매를 지속 확대하고 북미에 GV70을 하반기에 본격 판매하는 등 제네시스 수익성 확보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아는 이날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았지만 내달 9일로 예정된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송호성 사장이 현대차 못지않은 공격적인 손익 목표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 현대자동차 E-GMP가 최초로 적용되는 아이오닉5 티저이미지. /사진=현대차 제공


이날 이혜인 기아 IR팀장은 "지난해 실적 개선을 이끌었던 셀토스와 K5, 쏘렌토의 글로벌 판매를 본격화하고 신형 스포티지와 K7 상품성 개선 모델, 전용 전기차 CV의 성공적 론칭을 통해 양호한 실적 모멘텀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선언한 '전기차 도약 원년' 전략에 발맞춰 전기차 시장 대응도 본격화한다. 특히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전용 전기차 모델들이 잇달아 출시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총 4개의 전기차 라인업을 국내외 시장에 출시한다. 중국 전용 모델인 미스트라EV를 시작으로 3월말경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첫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5를 유럽에 선보인다. 아이오닉5는 이후 한국과 미국 시장에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아이오닉5를 유럽에서 먼저 출시하는 것은 유럽의 연비규제 대응이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 브랜드에서도 G80 기반의 전기차와 E-GMP가 적용된 SUV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전기차 판매 목표도 공격적으로 내세웠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55% 증가한 10만대 정도의 전기차를 판매했다"며 "올해는 전년 대비 60% 증가한 16만대를 판매목표로 세웠다. 새롭게 출시되는 아이오닉5와 코나EV를 바탕으로 올해도 유럽 연비규제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는 오는 3월 최초의 전용 전기차 CV(코드명)를 세계 최초로 공개해고 하반기 한국과 유럽, 미국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는 "CV는 3월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진행하고 7월에 국내와 유럽, 12월에 미국에 론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V 출시와 관련된 상세 일정과 전반적인 상품성, 포지셔닝 계획 등은 내달 9일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 기아가 새로운 플랫폼 E-GMP를 통해 출시 예정인 다양한 전기차 실루엣. /사진=기아 제공


기아는 CV 출시를 통해 올해도 유럽의 강력한 환경규제 기준을 충족시킬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 상무는 "지난해 유럽 규제 기준을 맞췄고, 올해도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약 31%정도로 맞춰 규제를 충족시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그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맞춰놨기 때문에 올해도 규제 기준을 맞추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래 성장 지속을 위한 투자계획도 공격적으로 설정했다. 올해 설비투자(CAPEX) 4조5000억원, R&D 투자 3조5000억원, 전략 투자 9000억원 등 총 8조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설비투자는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 등에 쓰이며, R&D 투자는 전동화 경쟁력 확보, 전략 투자는 미래사업 기반 확충 등에 투입된다.

서강현 현대차 부사장은 "중장기 성장기반 구축을 위한 선도적 기술 리더십 확보와 미래사업 육성은 현대차의 최우선 과제"라며 "이를 위해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투자는 8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 이상 확대됐고, 올해 투자 목표 역시 지난해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기아는 내달 예정된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중장기 전략 '플랜S'를 구체적으로 발표할 예정으로, 이때 투자계획도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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