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지난해 봄철 이상 저온 현상과 초여름 이상 고온 현상,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한 장마와 가을에 연이어 찾아온 태풍 및 병충해 등 온갖 악재가 발생했다.
올해 초에는 북극발 한파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겹쳐 우리 농산물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로 인해 전체적인 설 차례상 비용이 지난해보다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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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차례상/사진=한국물가정보 제공 |
30일 각종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정부와 유통업계는 이번 설 민생 안정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우선 정부는 오는 2월 10일까지를 농·축·수산물 공급대책 기간으로 정했다. 이 기간에 사과·배 등 16대 핵심 성수품을 평소보다 1.3배에서 1.8배까지 확대 공급한다. AI 등으로 공급 여력이 감소한 계란은 무관세 수입이 가능하게 했다.
지난해 추석에 이어 이번 설 명절 연휴에도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을 한시적으로 완화해 설 선물 가액을 2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형마트도 이에 적극적으로 화답해 다양한 농축수산물 할인 행사를 기획했다.
롯데마트는 정부가 설 농수산물 선물 허용가액을 20만원까지 상향조정하면서, 10만~20만원대 선물세트 품목을 전년 설과 대비해 20% 가량 늘려서 준비했다. 기존에 있었던 10만~20만원대 선물세트에 대해서도 10% 가량 추가로 물량을 확보했다.
또 오는 31일까지 최근 2배 이상 가격이 상승한 양파를 할인 판매한다. AT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1월25일 양파 20㎏ 기준 가격은 3만8020원으로 전년 동일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이에 롯데마트는 지난해 7월에 수확해 첨단 기술인 CA저장기술로 신선함을 그대로 유지한 저장 물량 100톤을 공급해 양파 물가안정에 나섰다.
이마트·SSG닷컴은 농림축산식품부와 손잡고 오는 2월 3일까지 ‘대한민국 농할갑시다’(이하 농할) 행사를 벌인다. 시세 및 시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구마·마늘·표고버섯 등 6가지 품목을 행사상품으로 선정했다.
특히 명절이면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대품 표고버섯을 저렴하게 마련했다. 표고버섯은 전이나 잡채, 갈비찜 등에 두루 쓰이는 식재료다. 설이 다가올수록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시세도 상승한다.
지난해 1월 초 생표고 16㎏(상품)의 가락시장 시세는 15만~16만원 선에 머물렀지만, 설을 목전에 둔 1월 20일 전후 22만~23만원 선까지 상승했다.
이마트는 아직 시세가 오르기 전, 농가직거래를 통해 표고버섯 주산지인 충청 천안·부여·청양, 경북 김천 등지에서 표고버섯을 공수했다. 후레쉬센터에 30톤의 물량을 사전 비축해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수 있었다.
곽대환 이마트 채소 팀장은 “농림축산식품부 기조에 동참해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자 이처럼 농산물 할인 행사를 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덜고 국내 농가 판로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서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올해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이 약 24만 700원, 대형마트는 약 34만4000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설 때 20만6700원보다 무려 16.4%(3만4000원) 늘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지난해와 비교해 가격 변동이 거의 없는 수산물류와 과자류, 주류를 제외하고는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출하량이 적었던 과일류와 견과류, 그리고 코로나19와 AI를 겪고 있는 육란류의 가격 상승이 눈에 뛰었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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