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등 신생업체, 리테일부문서 차별화로 승부…대형은행 수익부진 현실화
자산관리, 고액자산가 전문영업 강화로 수익 개선하고 고객중심 경영 나서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카카오뱅크(카뱅), 토스 등 핀테크 및 플랫폼 거대기업들이 금융권에 잇달아 진출하면서 국내 대형은행들이 리테일(소매금융)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은행들이 자산관리와 고액자산가 영업을 강화하고 고객중심 경영에 나서서 시장점유율 유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 카카오뱅크 사옥 내부/사진=카카오뱅크 제공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대형은행의 리테일 사업경쟁력 강화 방안’ 보고서에서 국내 대형은행이 소매금융 시장 축소와 수익성 약화에 직면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국내 4대 대형은행의 평균 총대출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6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29조6000억원, 고객 수는 2600만명으로 집계돼 여전히 굳건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핀테크‧ICT 거대기업 등 신흥세력이 금융권에 하나둘 진출하면서, 금융상품과 서비스가 세분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뱅‧토스‧센트비 등 주요 핀테크기업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외환 등을 제공하면서, 시중은행들은 소매금융에서 수익 부진이 현실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터넷은행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카뱅은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영업 첫 해인 2017년 말 4조6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9월 말 15조원으로 약 10조4000억원 폭증했다. 

시장점유율은 3.8%에서 9.2%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카뱅의 폭풍성장과 달리 국내 4대 은행의 평균 신용대출 잔액은 36조9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8조원 증가에 그쳤다.

시중은행은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빅테크와의 경쟁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9년 12월 출범한 오픈뱅킹을 놓고 보면, 은행의 점유율은 가입자 기준 20.8%, 등록계좌 수 기준 36.0%에 불과했다. 플랫폼 경쟁에서 은행이 핀테크와 빅테크업체에 크게 밀렸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대형은행들이 소매금융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만큼 점유율을 확대하거나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우선 신규시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자산관리(WM)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기업고객은 프라이빗뱅킹(PB) 고객으로 전환하거나, 고객밀착형 집사제도로 응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시중은행들이 WM부문에서 타 업종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이익기여도가 높고 교차판매나 격차판매에 유리한 고액자산가 영업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진단이다. 

김 연구위원은 “중소기업금융과 PB조직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PB 전문 인력도 영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테일을 중시하는 고객중심 경영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을 요구했다. 가령 은행 영업점 직원이 고객 특성을 잘 파악할 수 있도록 핵심성과지표(KPI)에 소비자보호나 고객중심 경영지표 등을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외에도 김 연구위원은 “(고객) 불만이나 개선사항 등을 제안하면 이에 대해 신속하게 피드백할 수 있는 고객옴브즈맨 제도를 (은행들이)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