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값 사흘 새 9% 가까이 급등...사과.배 등 과일가격도 상승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지난해 10월부터 확산된 가금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5달째, 지긋지긋하게 이어지고 있다.

계속되는 '살처분'으로 공급이 위축된 달걀 가격이 불과 사흘만에 9% 가까이 급등한데 이어, 사과와 배 등 설명절 제수용 과일가격마저 불안, '밥상물가'에 이어 '설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업관련 기관들에 따르면, 1월 31일까지 확진 판정된 고병원성 AI는 가금농장 총 80건, 관상용 조류 2건이다.

1월 31일에는 전날 신고된 경북 포항 산란계 농가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 가축방역 현장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살처분 농가는 산란계 161호 총 1만 3038마리, 육계 89호 6167마리, 종계가 36호 1186마리, 토종닭은 23호 687마리, 육용오리 89호 1735마리, 종오리는 16호 116마리 등이다.

이렇게 피해가 산란계 농가에 집중되면서 달걀 산지 가격은 전년대비 57.9% 올랐고, 오리오기는 86.5% 치솟았다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의하면, 29일 기준 달걀 한 판(특란 30개)의 소비자가격은 7350원으로, 27일 대비 단 사흘 사이에 8.7%나 급등했다.

평년보다는 37.7%, 작년에 비해서는 38.8%, 전달대비 30.6% 각각 올랐다.

특히 한 주부는 대형마트 상인의 '곧 1만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의 밥상물가가 위협받는 상황에 정부는 부랴부랴 미국에서 무관세로 백색란을 수입해 시중에 풀었고, 정부 비축물량도 단계적으로 방출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양새다.

이에 농식품부는 설명절 이전에 신선란 약 2000만개를 포함, 총 2748만개의 달갈을 시중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1일 발표했다.

수입된 신선란은 시중에서 30개 한 판에 4450원으로, 국내산 평균 도매가격보다 23% 저렴하다.

박흥식 농식품부 축산경영과장은 "할당관세를 적용받는 달걀가공품 등이 2월말부터 본격 수입되면, 제과.제빨업계와 식당 등에서 사용하던 국산 달걀이 수입산으로 대체돼, 국산 달걀은 가정으로 공급될 수 있어 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설 이후에도 수급상황을 고려해 추가 수입도 계획하고 있으며,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할인판매를 지속 추진한다"며 "가격 및 수급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달걀 가격이 안정될 수 있도록 계속 관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달걀 뿐만 아니라, 설명절을 앞두고 사과와 배 등 과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농산물유통정보'에서, '후지' 사과 상품 10개의 소매가격은 29일 현재 3만 3511원으로, 지난해 2만 792원 및 평년의 2만 1299원보다 1만원 이상 올랐다고 전했다.

'신고' 배 상품 10개 역시 4만 7808원으로 작년 3만 2096원, 예년의 3만 1345원보다 훨씬 비싸게 팔리고 있다.

이에 대해 김기훈 농식품부 대변인은 "설 10대 성수품목 공급확대방안에 따라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제수용품 가격을 예의주시 중이며, 결코 물량 부족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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