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플랫폼 강화…증권계좌개설‧신용카드모집 등 제휴사 확대
IPO 연내 추진 목표, “상반기는 물리적으로 무리일 듯”
지난해 자산 3.9조↑‧순익 1136억…연간 기준 첫 비이자부문 흑자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카뱅)가 고신용자의 대출비중을 낮추고,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 신상품을 올해 하반기 개시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또 금융기술 혁신을 꾀해 고객들이 더 편리하고 유용하게 금융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내비쳤다.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2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윤호영 카뱅 대표이사는 2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신년 전략 목표를 지난해에 이어 ‘카카오뱅크 퍼스트’로 정하고,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부문에서 고객들이 카뱅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 대표는 “아직 카카오뱅크가 ‘퍼스트’로 떠오르지 않는 금융의 영역들이 많다”며 “2021년은 카뱅 퍼스트의 영역과 경계를 더 확장하는 한 해로 목표를 정했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이날 최우선 목표로 ‘중금리·중저신용자’로의 대출 영역 확장을 꼽았다. 이를 위해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은 축소한다. 카뱅은 지난달부터 고신용자 신용대출을 억제하고 있다. 카뱅에 따르면,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최고 한도는 당초 1억5000만원에서 지난달 1억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추가로 이날부터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를 0.34%포인트(p) 올린다. 대신 카뱅 자체 신용에 기반한 민간중금리 대출 상품인 '중신용대출'의 금리는 최대 0.60%p 내린다.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늘린다. 카뱅 자체 신용을 기반으로 하는 중·저신용자 전용 상품을 내놓는다는 입장이다. 

카뱅 측은 신규 상품을 통한 대출 공급규모가 현재 미정이지만 지난해 중금리 대출 상품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카뱅은 정책금융인 사잇돌대출과 자체 신용에 기반한 중금리대출 등으로 1조4000억원의 금융을 제공했다. 

윤 대표는 당시 중금리 대출 계획규모가 적정하다고 판단했지만, 최근 카뱅 자산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한 데다 대출대상자도 상대적으로 고신용자에게 집중돼, 중·저신용자 대출이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현재 판매 중인 중금리대출을 유지하면서 별도로 중저신용자를 위한 대출상품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표는 “현재 기획은 마무리하고, 관련 (상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 초 카뱅앱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상품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사업자를 위한 기업대출 상품도 선보일 거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해 카뱅은 중소벤처기업부,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MOU를 맺었다. 올 하반기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상품을 내놓을 거라고 밝혔다.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2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플랫폼 비즈니스도 확대한다. 연계대출, 증권계좌개설서비스, 신용카드모집 대행 등은 제휴회사를 확대하고, 제휴 연계 26주 적금은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카뱅은 이마트 마켓컬리와 26주 적금 콜라보 상품을 출시해 대박실적을 기록했다. 2주 동안 프로모션한 두 상품은 총 80만좌를 돌파하며, 금융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 내부에서는 다양한 금융 서비스들이 검토‧논의되고 있다”며 “계획보다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들이 올해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금융기술 혁신에 대한 입장도 구체적으로 내놨다. 우선 고객 신분을 확인하기 위한 비대면 기술부문의 역량을 강화한다. 카뱅은 실명 확인을 위한 신분증 촬영 및 인식, 비대면으로 제출한 서류에 대한 자동 인식과 심사 평가 프로세스 연결 등 비대면 기술 역량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해 정부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금융기술연구소’는 올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연구소는 주요 핀테크업체와의 협업기회를 모색하고, 인공지능, 보안, 비대면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윤 대표는 “코로나 19로 디지털컨택트가 일상화되고 있다”며 “카뱅은 디지털컨택트 시대에 금융과 일상을 더 편리하게 연결하고, 혁신이 이뤄지 않은 분야에 대해서는 혁신의 속도와 폭을 더 해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IPO(주식 상장)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지만 일정 및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윤 대표는 “연내를 목표로 IPO를 추진하고 있다”며 “상장시점은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주관사 협의를 개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다음 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확정된 결산실적으로 IPO를 추진하는 만큼, 올 상반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거라는 계산이다. 

IPO를 전후로 해외진출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는 “대표로서 굉장히 중요한 어젠다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올해는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데 좀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2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한편 카뱅은 지난해 고객수와 대출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 힘입어 괄목할만한 영업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카뱅 측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136억원에 이를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수수료 부문 순익은 68억원, 순이자손익은 4080억원이다. 

대출 자산 증가에 따른 이자 부문 수익이 증가한 데다, 증권계좌개설 신청서비스, 신용카드모집대행, 연계대출 등 수수료 수익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순이자마진은(NIM)은 1.68%, 연체율은 0.22%였다. 

총 자산은 26조6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조9260억원 증가했다. 자본은 전년 말 1조6787억원에서 1조원 규모의 증자에 힘입어 2조797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BIS비율은 20.03%로 집계됐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