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 "변동 가능성 높아…단기간 사업 축소·철수 힘들 것"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미얀마 현지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해 정국이 혼란에 빠지자 동남아 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미얀마에 진출한 일부 금융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미얀마 국제항공 체크인 카운터에 '현지 공항 폐쇄로 인한 결항'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연합뉴스


4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중앙은행은 모든 은행의 영업을 전면 중단시킨지 하루만인 지난 2일(현지시간) 영업 재개를 통보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들은 우선 한숨을 돌린 분위기지만 정국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얀마 시장에 진출한 카드사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등 3곳이다. 보험사 가운덴  교보생명과 DB손해보험이 진출한 상황이다.

우선 신한카드는 미얀마 현지법인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를 2016년 9월 출범한 뒤 소액신용대출 사업을 펴고 있다. 미얀마 현지에 파견된 신한카드 직원은 3명으로 현재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017년 미얀마 양곤에 현지 대표 사무소를 설립해 법인 전환 등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지에는 직원 1명이 파견된 상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지켜보고 있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2016년 미얀마에 진출했으며, 현재 미얀마 법인 '투투파이낸스'를 운영 중이다. 투투파이낸스의 본점은 1곳, 사무소는 1곳, 영업점은 24곳으로 주재원 3명이 파견돼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투투 파이낸스 전 직원은 현재 정상 출근 및 정상 영업 중"이라며 "한국 직원과 가족들은 현재 안전한 콘도에서 거주 중으로 수시로 안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위협 요소 발생 시 직원 가족과 직원 귀국 조치와 대출 신규와 회수 등 영업 활동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계에선 DB손해보험이 2015년 가장 먼저 미얀마에 시장에 진출했다. DB손보는 미얀마 양곤에 주재사무소를 개소한 상황이다.

교보생명은 현지 주재사무소를 개소한지 채 한달도 되지 않아 생긴 사태로 계획된 일정 연기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9월 미얀마 금융감독부(FRD)로부터 주재사무소 설치 인가를 획득한데 이어 11월 투자기업관리국(DICA)에 등기 절차를 완료해 지난달 4일 주재사무소를 개소했으며, 현지에 직원 1명이 주재소장으로 파견된 상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월요일 사태 발생 직후 파견 직원은 재택 근무로 전환해 지금까지 재택을 유지하고 있다"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대응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초 계획한 일정은 올해 말 현지 법인 허가 이후 영업을 시작하려 했으나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일정이 늦어질 수도 있다"며 "현지 사업 방법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얀마는 5000만명이 넘는 인구와 풍부한 인적자원, 천연자원을 보유해 중국·베트남을 이을 글로벌 생산기지로 주목 받는 시장이다.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와 규제개혁 등 투자 여건도 개선돼 연평균 약 7%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이에 국내 금융사들도 미얀마의 경제성장에 주목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한만큼 쿠테타 이후 단기간에 사업을 축소하거나 접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집권 군부의 정책에 따라 경제 방향 등이 달라질 수 있어 국내 금융사들의 사업 확대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며 "현지 상황과 환경에 대해 종합적으로 밀도있게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 발전 가능성이 높은 국가인만큼 당장 철수를 하거나 영업활동을 중단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국내 금융사들은 안전을 1순위에 두고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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