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거대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한번 ‘입법 독주’의 시동을 걸었다. 2월 임시국회가 시작부터 정국이 얼어붙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4일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헌정사상 첫 법관 탄핵소추안 의결을 끝내 관철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법관 탄핵 정국’이 형성됐다.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판사 출신인 이탄희 민주당 의원이 주도했다. 이낙연 대표 등 지도부가 힘을 실으면서 사실상 당론으로 추진됐고, 표결 전부터 가결 가능성이 점쳐졌다. 실제 투표에서도 이탈표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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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오른쪽)과 이탄희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별관에서 임성근 판사 탄핵소추 의결서 정본을 제출하기 위해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넘고 헌법재판소에 넘겨진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탄핵안 가결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거센 논란과 함께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맞불을 놓았다. 이날 공개된 임 부장판사와 김명수 대법원장의 녹취록을 문제 삼으면서 김 대법원장을 ‘정권 하수인’이라고 비판했다. 동시에 김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와 탄핵을 촉구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오늘 법관 탄핵은 아무런 실익도 없고 명분마저 희미한, 오로지 본보기식 길들이기 탄핵"이라며 "김명수 대법원장의 방조와 조력이 없었으면 오늘의 결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권의 명운을 가를 재판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입시 비리 등 혐의,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김경수 지사 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 등이 줄줄이 남아있다"며 "누구를 위한 법관 탄핵인가, 바로 정권을 위한 탄핵이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홍정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사법부는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는 최후의 보루로서 각 법관의 독립성은 엄중하게 지켜져야 한다"며 "(이번 탄핵안 가결은) 삼권분립에 따라 사법부의 잘못을 견제하고 바로잡아야 하는 입법부의 의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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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에 앉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협력이익공유법, 사회연대기금법, 손실보상법 등 이른바 ‘상생연대 3법’ 중 최소 1개 이상 처리를 목표로 입법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관련 법안 처리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민의 권리와 명예를 보호하고 사회의 안전과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는 불가피”, “개혁의 기반을 확고히 다지기 위해 후속 입법과 검찰조직 문화의 혁신이 이어져야겠다” 등의 발언을 쏟아내면서 “검찰개혁, 언론개혁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벌써 정국이 얼어붙고 있어 야당의 협조를 끌어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절대적인 다수 의석과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민주당이 야권의 반발에도 입법을 관철할 가능성이 크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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