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서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 미측과 긴밀히 협의"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5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이 실패했다는 평가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북미대화 조기 재개를 통한 실질적 비핵화 진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용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이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외교정책에 대한 총괄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라며 외교부 장관으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어느 때보다도 한반도 평화가 일상화됐다고 평가한다"며 이같이 반박했다.

   
▲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월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후보자는 "북한 도발이 일체 없었다는 점만 해도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생활할 수 있었나 생각한다"며 "한중 관계 또한 정부 출범 당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불투명한 절차를 통한 국내 배치로 인해 거의 단절된 상태였지만 차근차근 복원해 한중관계를 이 정도까지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정상 및 고위급 교류를 조기에 추진해 신뢰와 정책적 공감대를 구축하고 동맹 현안의 합리적 해결과 보건안보, 기후변화 등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해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고 협력의 지평을 넓혀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우리 외교 안보 정책의 근간인 한미 동맹을 보다 건전하고 호혜적이며 포괄적인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올해 한미연합훈련 실시와 관련해 정 후보자는 "대규모 연합훈련은 한반도 상황에 여러 함의가 있기 때문에 미측과도 아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코로나 상황까지 고려해 한미 군 당국 간에 긴밀히 실시 방안에 대해 협의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전시작전권 회수를 위해 한미연합훈련 실시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자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전작권 전환 시기에 대해서 못 박아서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정부 입장은 조건에 기초한 전환이고 시기를 정해놓고 미측과 협의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다만 전환을 위해 우리 방위력에 대한 몇 가지 평가와 점검이 있어야 한다"며 "한미 간 2·3단계가 필요한데 작년 코로나 상황 때문에 개최되지 못해 지연됐다.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이런 단계가 무난히 끝날 수 있다고 본다. 가능한 한 조기에 전작권 전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미국 바이든 신 행정부 출범에 대해 "미국 신정부의 대북정책 검토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협의하겠다고 밝혔는데 이게 긍정적 신호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북한에 대해서는 계속 저희가 가진 통로를 통해서 남북, 북미 대화를 조기에 재개할 수 있도록 계속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묻자 "김정은 총비서의 비핵화 의사는 아직 있다고 본다"며 "핵 미사일 실험을 안 하고 있다. 모라토리엄을 계속 존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정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후보자가 국가안보실장 때 북한 원전 지원을 검토한 적 없고 문건을 본 적 없느냐'고 묻자 "없다"고 답했다.

정 후보자는 이 의원이 거듭 '다른 이면논의가 있을 수 있는가'라고 묻자 "없다고 본다"면서, 북한 원전 건설 문건을 작성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에 대해 "실무자로서 장래에 대비한 아이디어 차원에서 준비한 게 아닌가 짐작된다. (상부에서) 지시가 없었고 당시 언론에서 북한에 원전을 지어줘야 한다는 기사를 실어서 그것을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