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11% 줄었지만, 주요국 대비 선방
고부가 가치 차종으로 재편된 산업 구조도 영향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한국이 지난해 세계 자동차 생산국 5위 자리를 5년 만에 탈환했다. 

정부와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응했고, 고부가가치 위주로 자동차 산업 구조가 재편된 점이 영향을 준 결과로 풀이된다.

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0년 10대 자동차 생산국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51만대를 생산한 한국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대비 선방하며 2016년 이후 인도에 내어준 5위 자리를 되찾았다.

   
▲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자동차. /사진=미디어펜


지난해 10대 자동차 생산국은 △1위 중국 △2위 미국 △3위 일본 △4위 독일 △5위 한국 △6위 인도 △7위 멕시코 △8위 스페인 △9위 브라질 △10위 러시아 순이었다.

1~4위 생산국은 모두 생산량이 줄었지만, 순위에는 변동이 없었다. 중국은 생산이 전년 대비 2% 줄었고, 미국과 일본은 각각 19%, 16%씩 감소했다.

5위 이하 생산국의 순위에는 변동이 많았다. 2019년 7위에 머무른 한국은 생산이 11.2% 감소했지만,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작아 지난해엔 두 계단 상승했다.

인도와 멕시코는 각각 24.9%, 21.2%씩 생산량이 감소하며 한 단계씩 순위가 하락했다. 10위 러시아는 15.7% 감소에 그치며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0위권 내에 진입했다. 2019년에 10위를 기록한 프랑스는 13위로 밀려났다.

10대 생산국별 감소 폭 격차에 따라 세계 생산에서 각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바뀌었다. 중국은 점유율이 4.4%p, 한국은 0.2%p 증가했다. 특히, 중국은 점유율이 2019년 27.8%에서 2020년 32.3%로 대폭 확대됐다.

한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침체로 수출이 21.4% 감소하며 부진했지만, 내수 호조로 국산차 내수 판매가 4.7% 증가함에 따라 국내 생산 감소율은 세계생산 감소율(15.5%)보다 낮은 11.2%로 나타났다.

KAMA는 한국의 5위 탈환이 주로 인도, 멕시코 등의 생산 차질에 따른 것이지만, 현대차 등의 노사 협력과 최근 SUV, 고급차, 전기동력차 등 고부가가치 위주로 자동차 산업 구조가 급변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어려움 속에서 한국이 생산국 순위 5위를 탈환한 건 큰 성과이나, 중국의 약진 등을 고려하면 스마트화, 고급화, 전동화 등 혁신 노력이 한층 강화될 필요가 있다"라며 "정부는 과감한 규제개혁, 연구개발(R&D) 등 경쟁력 지원 정책을 지속 확대하고, 주주와 경영층, 근로자는 한 팀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협력 경험을 축적해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최근 현대차의 2년 연속 무분규 타결 등 노사 협력은 코로나19 위기극복은 물론 경쟁력 향상과 노동 안정성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됐다"라고 평가하면서 "향후 협력 경험을 축적해감으로써 노사의 에너지를 갈등 해결이 아닌 생산혁신에 대한 투입으로 전환해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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