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진전이 석유 수요위축 우려 압도...사우디 주도 감산 가세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글로벌 석유시장이 벌써 '봄날'을 맞았다. 국제유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이미 회복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올해 초 배럴당 50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최근 55 달러도 돌파,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되찾았다.

글로벌 벤치마크 유종인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도 코로나19 본격화 이후 처음, 지난주 배럴당 60 달러에 근접했다.

미국, 유럽 등 주요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석유 수요 위축 우려를 압도했고, 작년 5월부터 석유시장 안정화를 도모해 온 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OPEC+)의 감산 합의,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 감산 등 희생 노력 덕분에, 예상보다 빠른 유가 강세가 견인됐다.

   
▲ 미국의 유전지대 [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월스트리트저널은 OPEC+ 등 산유국의 감산 노력과 일부 지역의 수요 회복 조짐, 당초 예상보다 이른 재고 축소 속도 등을 최근 유가 상승의 배경으로 꼽았다.

또 중국과 인도에서 회복세를 보여 온 원유 수요가 선진국에서도 고개를 들면,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생산량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약 17% 줄었고, 모건스탠리는 세계 원유 재고가 지난해 정점 이후 약 5%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뉴욕의 헤지펀드 매글린 캐피털의 설립자인 데이비드 태윌은 올해 말 브렌트유가 배럴당 70~80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고, 런던의 헤지펀드 웨스트백 캐피털 미니지먼트의 책임자인 리 미는 향후 몇 년간 원유 강세장을 위한 요소를 갖췄다"고 분석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까지 형성된 최적 WTI 가격은 배럴당 평균 약 55 달러로, 이미 '최적 레벨'에 진입한 것을 감안하면, 석유시장도 코로나19발 악재에서 벗어나 정상화에 도달했다"면서, 올해 WTI 예상 가격 범위를 40~60 달러, 2022년은 45~65 달러로 제시했다.

다만 황 연구원은 "꽃샘 추위는 주의해야 한다"면서 "상반기 동안은 유가의 하방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잔존한다"고 지적했다.

백신 호재 진전에도 불구, 코로나19 여파 속 석유 수요 우려가 잔존하고 있어, OPEC+ 공조체제 유지 등을 통한 공급 조정이 필수적이며, 수급 불확실성 대두 시 WTI 가격이 재차 배럴당 50 달러를 하회하는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상존한다는 것.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코로나19가 금년에도 원유 수요를 억누를 수 있으며, 세계 에너지 수요 회복이 오는 2025년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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