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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
[미디어펜=이의춘대표]김범수 카카오창업주가 재산의 절반을 기부키로 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10조원에 달하는 카카오이사회 김의장의 재산중 5조원가량을 사회적 문제 해결에 내놓는다고 한다.
그는 카카오임직원에게 보내는 글에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격동의 시기에서 사회적 문제가 더욱 심화하는 것을 목도하면서 천문학적인 기부를 하겠다고 했다.
코로나19재난으로 절망과 낙심 두려움 한숨 공포감이 엄습하는 상황에서 모처럼 국민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김의장은 그동안 지난 2007년부터 8차례 주식을 출연하는 등 남다른 기부행보를 이어왔다.
이번에 5조원을 기부하는 것은 절정에 해당한다. 그의 기부가 더욱 아름다운 것은 지독한 흙수저의 성공스토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자수성가한 기업인의 전형이다. 농꾼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상경해 단칸방에서 어렵게 살았다. 부친은 목공일과 막노동을 했다. 모친은 식당일로 생계를 이어갔다. 개천에서 용나던 시대에 가능했던 성공신화다.
어려운 가정속에서 총명했던 그는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다닌 후 삼성계열사를 거쳐 한게임을 창업하면서 성공가도를 달렸다.
김의장은 한국IT산업의 대부역할을 했다. 네이버 이해진 창업주와 함께 네이버를 국내 최대 검색엔진기업으로 키우고 떠났다. 그는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돌풍을 보면서 카카오를 창업해서 5000만이 쓰는 국민대표 SNS로 도약시켰다.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그는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롤모델이 되고 있다.
카카오외에도 인터넷전문은행, 온라인상거래, 게임 깃발을 꽂는 사업마다 대박을 터뜨렸다. 카카오의 매출은 지난해 4조1,280억원으로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4,500억원으로 전년의 2,066억원에 비해 두배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공개한 카카오게임즈에는 58조원이 몰리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아직도 상장을 기다라는 계열사가 수두룩하다. 이들이 상장될 때마다 공모금액이 몰리고, 시가총액도 수십조원씩 불어나면서 김의장의 재산도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기업인이 기업을 일구고 키워서 고용과 국가경제에 기여하면서도 개인재산의 일부를 내놓는 것은 바람직하다. 법인의 재산이 아닌 개인의 재산을 기부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한국에 만연된 반기업정서를 해소하고, 존경받고 신뢰받는 기업인상을 새롭게 정립하는 데는 기부처럼 효과적인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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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재산의 절반인 5조원을 기부키로 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천문학적인 기부는 반기업정서를 해소하고 존경받는 기업인을 정립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재계의 기부도 법인중심으로 이뤄지는 것보다는 대주주와 총수 개인별로 이뤄지는 것이 진정한 기부문화를 형성하게 된다. 미국처럼 프로테스탄트적인 청부의식과 사회적 책임경영이 한국에도 확산돼야 한다. 김범수 카카오이사회 의장/카카오 제공. |
한국은 국가주도 산업화와 군부독재시대를 거치면서 정권과 기업인간 정경유착의 폐해가 심각했다. 기업의 생사여탈권과 인허가권을 틀어쥐고 있는 있던 권위적이고 제왕적인 대통령제하에서 기업인들이 어쩔 수 없이 기업안보보험을 내야했다.
정경유착 문제는 지금도 여전하다. 박근혜전대통령이 탄핵당하는 불행을 겪은 것도 정권의 역점사업들에 대한 재벌의 참여를 압박하면서 불거졌다. 문재인정권도 평창올림픽에 이어 K뉴딜사업 대북사업등에 대한 재벌과 금융회사들의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은 한국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여실히 보여주는 비극적인 사건이다.
한국기업인들도 부에 대한 청빈의식을 가질 때가 됐다. 그동안 한국에선 가업수성등을 명분으로 기업인들의 개인재산 기부가 빈약했다. 기부보다는 사업보국의식이 강하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GS 한화 등 재벌들의 기부는 대부분 그룹계열사에서 낸 것들이다. 이재용부회장, 정의선 회장, 최태원회장, 구광모회장, 신동빈회장, 허창수회장 등 총수 개인차원에서 대규모로 기부하는 것은 별로 없다.
총수들이 개인돈을 내놓을 수 없는데는 재산의 대부분을 주식으로 보유중인 것도 주된 요인이다. 주식을 매각해 기부할 경우 자칫 그룹경영권방어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재단을 설립해 부의 사회환원을 확대하고자 해도 각종 과중한 증여세등의 제약을 받고 있다. 한국은 여전히 오너경영이 주류여서 주식을 통한 기부가 한계가 있다.
재계역사가 70여년에 불과해 강력한 총수경영, 대주주경영이 많을 수밖에 없다. 기업역사가 100년을 넘어가 경영권 승계가 현재의 3~4세대에서 5~6세대로 넘어가면 미국처럼 오너경영체제보다는 전문경영인체제로 진행될 것이다.
한국도 ESG(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경영이 화두가 됐다. 대한상의 회장으로 추대된 최태원회장이 ESG경영을 가장 앞장서서 제창하고 있다. 코로나재난과 부의 양극화가 국가적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사회적 책임경영,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인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부의 사회적 환원은 자칫 이익공유제처럼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것일 수도 있다. 사회적 환원이라는 경직된 논리보다는 기업가로서 사회적 책임경영을 다하는 차원에서 기부가 확산돼야 한다.
김의장의 대규모 기부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미국 유럽처럼 재단에 대한 과도한 규제와 세금중과를 완화해야 한다.
미국은 기업인들이 거의 대부분 자기주식 등 개인재산으로 기부하는 게 관행화됐다. 석유왕 록펠러를 비롯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창업주등이 재산의 대부분을 재산설립을 통해 기부하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빌 게이츠는 수백조원의 재산을 기반으로 저개발국의 문맹및 빈민해소 및 AIDS 퇴치, 학생들에 대한 IT교육 등 선한 일에 사용하고 있다. 게이츠는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미국 자본주의가 여전히 건강하게 발전하면서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것도 기업인들의 청부의식과 청지기의식이 뿌리깊기 때문이다.
프로테스탄트적인 청부(淸富)의식이 미국기업역사를 관통하고 있다. 하버드대 예일대 스탠퍼드대 등 세계최고의 대학을 설립해 미래인재를 육성하는 것도 관행화됐다.
지난해말에는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KAIST에 평생 모은 수백억원을 기부키로 했다. 한국의 미래먹거리인 인공지능(AI)개발과 연구를 위해 거금을 쾌척한 것이다. 법인돈이 아닌 개인 돈을 기부키로 한 것이 한층 의미깊다. 한국경제의 미래를 고민하고 소중한 씨앗을 뿌리려는 원로경제인의 충정과 애국심이 돋보였다.
김의장의 기부가 진심을 얻도록 향후 추진과정에서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 혹여 자식들에 대한 과중한 상속 증여세부담을 피하기위한 꼼수로 한다는 의혹이 없어야 한다. 기부를 하더라도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곳에 쓰였으면 한다.
문재인정부처럼 국민혈세를 퍼부어 일회적인 과잉복지에 낭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4차산업과 바이오 혁신창업 이공계연구개발 등 미래경쟁력을 키우는데 쓰였으면 한다.
미국 시인 에머슨의 싯구를 원용했다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김의장의 아름다운 기부가 한국재계에 확산되는 촉매제가 되길 기대한다.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라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자기도 윤택하여 지리라” [미디어펜=이의춘대표]
[미디어펜=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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