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기아가 올해를 자사의 대변혁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오는 2026년까지 총 7종의 전기차를 출시하는 등의 전동화 작업에 속도를 낸다.
기아는 9일 온라인 채널을 통해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주주,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Plan S의 3대 핵심 사업과 세부 전략, 중장기 재무 및 투자 목표를 공개했다.
지난해 공개한 Plan S는 △선제적인 전기차(EV) 사업 체제로 전환하고 △친환경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해 브랜드 혁신과 수익성을 확대하는 기아의 중장기 전략이다.
이 날 행사는 Plan S를 재점검하고 구체화된 사업 전략을 소개하는 자리로 구성됐으며, 기아의 새로운 로고와 브랜드, 디자인 그리고 판매와 투자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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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호성 기아 사장. /사진=기아 제공 |
송호성 기아 사장은 "새로운 로고,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사명이 적용된 올해를 '기아 대변혁(Kia Transformation)'의 원년으로 선포한다"면서, "기아는 이제 차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고객에게 혁신적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Plan S의 재점검과 3대 핵심 사업 제시
기아는 Plan S를 통해 단순히 내연기관 차량 중심에서 전동화 차량 중심의 구조적 변화를 달성하는 것을 넘어서, 혁신적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통해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에서 새로운 브랜드로의 재탄생을 도모한다.
이를 위해 기아는 사명에서부터 로고, 디자인, 비즈니스 모델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변화와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자동차 산업에도 지각 변동을 불러일으켰다. 이전 추정치보다 글로벌 산업 수요를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친환경 정책의 영향으로 전기차 시장의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 역시 기존의 내연 기관 기반의 개인 고객 중심 서비스에서 전기차 기반의 기업/공공 부분 중심 서비스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따라 기아는 Plan S를 재점검하고 전략을 보다 구체화시켜 3대 핵심 사업으로 구분하고, 각 사업별 세부 실행 계획을 마련했다.
가장먼저 EV전환 구체화다. 기아는 전기차 시장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통해 오는 2030년 연간 160만 대의 환경차를 판매하고, 전체 판매 중 환경차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오는 2030년 연간 88만 대 이상의 판매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일류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까지 기아는 내연 기관 차종 기반의 파생 전기차만을 출시해 왔지만 올해 출시되는 전용 전기차 CV를 시작으로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전동화 전환 가속화를 위해 기존 계획보다 1년 앞당겨 오는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 7개를 출시해, 파생 전기차 4종과 함께 총 11개의 전기차 풀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아 전용 전기차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술이 적용돼 동급 최고 수준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 주행성능, 공간 편의성을 갖춘 것뿐만 아니라, 자율 주행 기술을 비롯한 첨단 기술이 선제적으로 적용돼 강력한 상품성을 갖출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아는 △AVNT(Audio, Video, Navigation, Telematics 단말기)의 적용 확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Over The Air) 서비스 확대 △고객의 필요에 따라 소프트웨어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FoD, Feature on Demand)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전기차를 스마트 디바이스로 구현하고자 한다.
특히, 오는 3월 세계 최초 공개를 앞둔 전용 전기차 CV에는 자율 주행 기술 2단계에 해당하는 HDA2(Highway Driving Assist 2) 기술이 탑재될 예정이며, 오는 2023년 출시될 전용 전기차에는 3단계 자율 주행 기술 HDP(Highway Driving Pilot)가 적용될 계획이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아가 최초로 선보이는 전용 전기차 CV는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 500km 이상 △4분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 100km 확보 △제로백 3초 등의 강력한 상품성을 갖추고 오는 7월 국내 시장에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기아는 전기차 판매 가속화와 대중화를 위해 충전 및 서비스 인프라 확대를 추진한다. 국내에서는 그룹 차원에서 직접 투자를 통해 연내 고속도로 및 도심 거점 20개소에 120기의 초급속 충전 인프라를 마련한다.
또, 제휴 충전소와의 협업을 통해 연내 약 500기의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전기차 전담 정비 인프라 확충에도 힘쓸 계획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전략적 제휴와 공통 투자를 통해 인프라를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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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전기차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 /사진=기아 제공 |
다음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사업 역량 강화다. 기아는 PBV 시장에서 2022년 최초의 모델인 PBV01을 출시할 계획이며, 오는 2030년 연간 100만 대 판매를 달성해 PBV 시장에서 글로벌 판매 1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아는 48년간의 군수차량 개발 경험을 통해 확보한 특수 설계 역량과 생산 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외부 특장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대량 생산과 유연한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 같은 보유 역량을 바탕으로 기아는 기존 차를 활용해 그 누구보다 빠르게 초기 PBV 시장에 진입하는 한편, 세분화된 제품 구성을 통해(모빌리티향, 물류향, 리테일향 등) 다양한 고객군의 요구에 부합할 예정이다.
본격적으로 PBV 수요가 확대되는 2023년부터 기아는 오픈 이노베이션과 독자 플랫폼 개발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다양한 파트너십과의 연계를 통해 경쟁력 있는 PBV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도화된 자율 주행 기술을 접목해 PBV 시장 확대에도 힘쓸 계획이다.
또 모빌리티 사업 확대에도 전념할 계획이다. 기아는 모빌리티 시장의 모든 고객군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보다 △장기 성장 기회가 있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제공 업체가 없거나 △경쟁 업체가 있더라도 생태계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영역에 집중해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우선, B2C 모빌리티 사업 영역에서 기아는 도심별 환경 규제를 충족하고, 성장이 예상되는 점유형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서비스를 확장한다. 기아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카셰어링 서비스 '위블(WiBLE)'을 올해 기업 서비스와 점유형 서비스로 확장하고, 이탈리아와 러시아에서만 운영 중이던 기아모빌리티(KiaMobility) 서비스도 올해 유럽 4개국에 신규 론칭한다.
친환경 정책과 연계해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B2G 모빌리티 사업 영역에서 기아는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구독과 셰어링 결합 서비스를 선보인다. 2030년 7만 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B2G 모빌리티 사업 영역에서 기아는 맞춤형 전기차 종합 솔루션을 제공해 시장을 이끌어갈 계획이다.
또한, 기아는 국내에서 선보인 구독 서비스 프로그램 기아플렉스의 성공적인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주요 시장에 구독 서비스 프로그램 기아서브스크립션을 연내 출시한다. 기아서브스크립션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식스트리싱이 운영을 맡고, 현지 법인과 딜러가 차량을 제공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자율 주행과 수소,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핵심 사업 영역에서 기아는 그룹사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관련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특히, 자율 주행 기술은 기아 브랜드의 차별화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로서 기아는 주행 안전과 편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향후 완전 자율 주행 기술을 각종 모빌리티 사업 영역에 접목할 예정이다.
수소 기술과 관련해서 기아는 특수 차량 분야를 시작으로 RV 차량까지 적용을 확대하고, 도심항공모빌리티 영역에서는 기체 제작과 운행 서비스뿐만 아니라 이착륙장 연계 PBV 사업 등 유관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2021년, 292만2000대 판매, 매출액 65.6조·영업이익 3.5조원 목표
기아는 이날 Plan S의 구체적인 3대 핵심 사업과 함께 2021년의 사업 계획과 재무 목표에 대한 발표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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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로고와 새출발을 알린 기아 양재동 사옥. /사진=기아 제공 |
2021년 글로벌 경제는 코로나19로 인한 기저 효과의 영향과 선진 시장의 경기 부양 정책에 힘입어 5.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수요 또한 전년 대비 9% 증가한 791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변화된 경영 환경을 고려해 올해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 대비 12% 늘어난 292만2000대를 판매(도매 판매 기준시, 소매 판매 기준 시 293만7000대)하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3.7%를 달성하겠다는 사업 목표를 밝혔다.
이와 함께 기아는 △매출액 65조6000억원(전년비 10.8% 증가) △영억이익 3조5000억원(전년비 70.1% 증가) △영업이익률 5.4%의 2021년 재무 목표도 제시했다.
사업 목표와 재무 목표 달성을 위해 기아는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고수익 모델의 판매 확대 △친환경차 판매 확대 △브랜드 리론칭을 통한 이미지 개선 등을 지속할 예정이다.
특히, 기아는 올해 경쟁력 있는 신차들을 대거 선보인다. △1분기 K7 완전 변경 모델과 K3 상품성 개선 모델을 시작으로 △2분기에는 기아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SUV 모델 스포티지의 신형과 기아의 플래그십 세단 K9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3분기에는 기아 최초의 전용 전기차 CV와 유럽 전략형 차종 씨드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한다.
올해는 비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손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 발생한 일회적인 요인들이(품질 비용, 고정비 하락 등) 정상화되며 이를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체 차량 판매 증가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비롯한 고가 차량의 비중 확대가 가속화돼 기아의 영업 이익 증가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아는 사업 체질 변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활동도 지속한다. △시장의 수요에 따라 생산과 판매, 물량을 관리하는 영업 활동과 △강력한 상품성을 바탕으로 한 제값 받기 등을 지속해 판매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선진 시장과 신흥 시장의 균형적 성장 △판매 믹스 개선과 RV 판매 비중 확대 △전동화 차종의 수익성 개선 가속화 등이 예상됨에 따라 기아는 지난해 제시했던 영업이익률 목표 2022년 5%, 2025년 6%를 각각 6.7%, 7.9%로 상향 조정했다.
중장기적 재무 목표 달성을 위해 기아는 선진 시장에서 선제적 전동화 전환을 통해 전기차 중심으로 과감하게 물량을 확대하고, 신흥 시장의 경우에는 CKD 사업을 통해 시장 접근과 지배력 확대를 도모한다.
또한, 세계적인 수준으로 향상된 기아만의 디자인과 상품 경쟁력,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상품 고도화를 이끌어 수익성을 향상시키고, SUV 위주의 신차 출시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RV 판매 비중을 65%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끝으로, 기아는 지난해부터 전동화 모델들의 수익성이 손익분기점을 통과한 만큼 올해부터 출시되는 CV와 함께 전동화 모델 판매 확대를 통한 본격적인 수익 창출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는 지속적인 원가 경쟁력 개선 활동을 통해 오는 25년에는 내연기관 수준의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아가 제시한 재무적 성과는 안정적 중장기 투자 계획에 근거한다. 기아는 오는 2025년까지 총 29조 원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며, 기존 사업 부분에서의 투자를 1조 원 줄이는 대신 이를 자율 주행, 수소, UAM 등 핵심 미래 기술 경쟁력 강화에 투입, 미래사업 부분에 10조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기아는 재무적 안정성 확보와 동시에 수익성 목표 달성에 집중한다. 단기적으로는 25~30% 수준의 배당 성향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중장기 투자비와 코로나19 재확산 등 잠재적인 유동성 리스크까지 고려해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글로벌 상위 그룹 수준인 10%대로 끌어올려 2025년에는 12.8%를 달성할 계획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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