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법인세가 급감, 전체 국세 수입이 줄었으나, 자산시장 활황으로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 등 자산 관련 세수만 큰 폭으로 늘었다.

9일 기획재정부의 2020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작년 국세 수입은 285조 5462억원으로 2019년보다 2.7%(7조 9081억원) 줄었다.

2019년에 이어 2020년 상반기에도 코로나19로 법인 실적이 부진해 법인세가 23.1%(16조 6611억원) 줄었는데, 2017년과 2018년 법인세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법인세는 총 55조 5132억원 걷혔는데, 이는 2016년(52조 1154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2018년과 2019년에는 법인세수가 70조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에는 '쇼크'라고 할 수 있을만큼 적게 걷혔다.

부가가치세(64조 8829억원)도 8.4%(5조 9454억원) 줄었는데, 지방소비세율이 15%에서 21%로 인상되면서 4조 9000억원이 감소한데다, 명목 민간소비가 줄어든 영향도 있었다.

반면 소득세(93조 1087억원)는 11.4%(9조 5467억원) 증가했는데, 종합소득세(16조 730억원)가 4.2%(7050억원) 감소했지만, 근로소득세와 양도소득세가 늘어나서다.

근로소득세(40조 9051억원)는 6.3%(2조 4391억원) 늘었으며, 상용직 근로자가 늘고 근로장려금 등은 감소한 덕분이다.

양도소득세(23조 6558억원)는 46.9%(7조 5547억원) 증가했는데, 지난해 주택거래량이 202만 2000호로 전년 대비 29% 늘어난 영향이다.  

증권 거래대금이 1.5배 늘면서, 증권거래세(8조 7587억원)도 95.8%(4조 2854억원) 급증했다.

종합부동산세(3조 6006억원) 역시 34.8%(9293억원) 증가했고, 공정시장가액 비율 인상과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 여파였다.

상속·증여세(10조 3753억원)도 24.6%(2조 462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취득과 보유 및 거래 등 부동산 관련 세제를 강화하면서, 상속·증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양도세와 종부세, 증권거래세, 상속·증여세 등 자산 관련 세금도 큰 폭으로 늘었을 뿐 아니라, 정부 예산에서 추정했던 것보다도 많이 걷혔다.

증권거래세는 예산 대비 77.5%(3조 8237억원) 많았고, 양도세는 35.9%(6조 2517억원), 상속·증여세와 종부세도 각각 23.3%(1조 9588억원), 8.4%(2796억원)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법인세는 예산보다 5.1%(2조 9621억원) 적었는데, 기업 실적이 그만큼 나빴다는 뜻이다.

법인세가 줄었는데도 총국세 수입 실적이 2.1%(5조 8339억원) 증가한 것은 뜨거웠던 자산시장 때문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