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전략 니어 럭셔리 대표모델로 모호한 이미지
그랜저·팰리세이드 상위 모델 제잘 위해 고심중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모델 그랜저가 지난해에도 베스트 셀링카로 기록되며 큰 인기를 몰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런 그랜저의 인기에 고민에 빠져있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어느 곳에서도 플래그십 모델이 베스트 셀링카에 등극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 내부에서는 상위 기종의 라인업을 늘리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 /사진=미디어펜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현대차 '그랜저'는 총 14만5463대가 팔리며 4년 연속 내수판매 1위 차종에 등극했다. 연간 10만대 판매 기록을 세우며 내수 시장을 이끈 중요모델인 것이다. 

그랜저는 지난 1986년 첫 모델 출시 이후 작년까지 35년간 6세대에 걸쳐 국내 시장에서 총 200만573대가 판매가 됐다. 출시 초기에는 국산 최고급 자동차를 대표하는 모델로 '성공의 대명사'로 불리며 판매량이 그다지 많지는 않았으나 이후 자동차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판매량을 꾸준히 늘려왔다.

특히 최근 6세대에 들어서며 폭넓은 고객층을 공략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환골탈태하며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같은 고객들의 높은 관심은 현대차의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상위모델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플래그십 모델은 회사를 대표하는 모델로 상징적인 다양한 의미를 보유한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는 볼륨모델과는 별도로 분류되며 브랜드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의미도 부여되는 게 플래그십 모델이다. 

브랜드 이미지의 차별화를 위해서도 새로운 상위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현대차는 상위모델에 꾸준히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현대차 브랜드에 포함된 제네시스가 존재할 당시에는 그랜저의 선전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현대차라는 고급이미지를 매워줄 모델이 상위에 에쿠스와 제네시스라는 2가지 모델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네시스의 독립이후 플래그십 자리를 그랜저가 담당하게 되며 현대차의 고민도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현대차는 전륜구동의 럭셔리세단 아슬란이라는 모델로 플래그십 자리를 매꾼바 있다. 그랜저와 같은 플랫폼에 외장 바디를 덧대 상위 모델을 만들었다. 하지만 시장에 안착을 하지 못했고 단종됐다. 이전에는 다이너스티라는 모델로 그랜저와는 차별화된 플래그십 모델을 소개하기도 했다. 

현재의 그랜저가 이런 역할까지 모두 수행해야 하는 만큼 상위기종에 대한 현대차의 고민은 당연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대차의 브랜드전략인 '니어 럭셔리'를 대표하기에는 그랜저가 모호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새로운 플래그십모델이 될 상위 차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 /사진=미디어펜


세단 뿐 아니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역시 팰리세이드보다 상위모델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3년 사이에 출시를 목표로 팰리세이드 윗급 SUV 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팰리세이드 개발 단계에서 함께 추진했던 롱보디 출시와 아에 차급을 달리한 윗급 새 SUV 개발 의견이 상충됐으나 새 모델을 내놓는 것으로 가닥이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징적인 의미를 보유한 플래그십 모델이 베스트 셀링모델이 등극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며 "브랜드 이미지를 견인할 모델이 대중모델이면 친근한 면에서는 장점이지만 자칫 평범한 대중차 이미지가 강해질 수 있어 이를 경계하기 위해 모든 완성차 업체들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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