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토트넘이 에버턴과 연장 혈투를 벌였으나 패해 FA컵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손흥민은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팀의 모든 득점에 관여하며 애썼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11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0-2021시즌 FA(영국축구협회)컵 16강전에서 에버턴과 연장까지 무려 9골을 주고받는 난타전을 벌인 끝에 4-5로 졌다. 토트넘은 16강에서 탈락하며 이번 시즌 FA컵 정상 도전이 좌절됐다.

손흥민은 골을 넣지는 못했으나 공식적으로 2개의 도움을 기록했고 토트넘이 넣은 4골에 모두 기여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토트넘은 손흥민을 원톱으로 내세웠다. 발목 부상에서 회복한 해리 케인은 선발에서 빠져 벤치 대기했다. 베르흐바인, 루카스, 라멜라가 손흥민과 공격 호흡을 맞췄고 중원에는 호이비에르와 은돔벨레가 배치됐다. 데이비스, 산체스, 알더베이럴트, 도허티가 포백을 이뤘고 골문은 요리스가 지켰다. 

   
▲ 사진=토트넘 홋스퍼 SNS


토트넘이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4분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올린 볼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산체스가 솟구치며 헤딩 슛, 에버턴의 골문을 열었다. 

끌려가던 에버턴이 전반 36분부터 불과 6분여 사이에 무려 3골을 몰아넣으며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었다. 전반 36분 칼버트-르윈이 시구르드손의 패스를 받아 정확한 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불과 2분 뒤에는 칼버르-르윈의 패스를 히샬리송이 마무리하며 역전골을 뽑아냈다. 

역전에 성공하며 기세가 오른 에버턴이 달아나는 골도 얻어냈다. 전반 42분 칼버트-르윈이 페널티박스 안 좌측으로 달려드는 것을 호이비에르가 막으려다 파울을 범했다.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시구드르손이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골을 넣었다.

토트넘은 전반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고 추격 골을 뽑아냈다. 전반 추가시간도 거의 끝나갈 무렵 역습 찬스에서 라멜라가 치고들다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손흥민은 논스톱 패스를 라멜라에게 다시 내줬는데 수비 맞고 굴절된 볼을 라멜라가 잡아 골로 마무리했다. 손흥민의 패스가 수비를 맞고 라멜라에게 연결돼 어시스트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손흥민의 도움이나 마찬가지였다.

후반에도 치고받는 열전이 이어졌다. 골이 필요한 토트넘은 후반 8분 해리 케인을 교체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후반 12분 토트넘이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다. 코너킥에서 키커는 손흥민이었고, 예리한 크로스를 올렸다. 알더베이럴트가 시도한 헤더를 에버턴 골키퍼 올센이 간신히 쳐냈다. 이 볼을 문전에 있던 산체스가 발을 갖다대 에버턴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3-3 동점이 됐다.

에버턴도 가만있지 않았다. 후반 23분 시구드르손의 전진 패스를 받은 히샬리송이 날카로운 슛을 때려 4-3으로 다시 앞서갔다. 

   
▲ 사진=토트넘 홋스퍼 SNS


토트넘은 후반 32분 모우라 대신 델레 알리를 투입해 반격을 노렸다. 후반 38분 토트넘이 또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손흥민의 정확한 도움이 있었다. 코너킥에서 손흥민이 올린 볼이 문전에서 혼전으로 이어졌다가 다시 손흥민 쪽으로 왔다. 손흥민은 수비 한 명을 제치고 문전으로 볼을 띄웠다. 올센이 손을 쓸 수 없는 궤적으로 반대편으로 날아간 볼을 케인이 몸을 날리며 헤딩슛했다. 4-4 동점을 만드는 골이 손흥민-케인의 합작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경기는 결국 연장으로 넘어갔다. 기세상 토트넘에 유리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나 토트넘의 수비가 버티지 못했다. 연장 전반 7분 시구르드손이 아크 부근에서 문전으로 살짝 띄워 보낸 볼을 토트넘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해들어간 베르나르드가 골로 연결했다. 토트넘 수비수가 많았지만 베르나르드의 움직임을 놓쳤다.

이후 토트넘은 맹공을 퍼부었지만 더 이상 에버턴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에버턴이 8강행 티켓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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