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소식에 동부그룹 계열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동부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2일 동부그룹 비금융계열사의 지주사격인 동부CNI는 전거래일 대비 11.75% 급락한 2215원에 마감했다. 동부라이텍(-11.76%), 동부로봇(-8.02%), 동부제철(-0.71%), 동부증권(-0.54%), 동부화재(-0.18%) 등 대부분 동부그룹주가 하락했다.
다만 동부화재가 동부그룹 6개 금융계열사의 지주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비금융계열사의 주가 하락세가 컸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부건설 거래는 이날 정지됐다.
동부CNI에는 또 다른 악재가 있었다. 지난해말 동부CNI는 자회사 동부하이텍 매각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아이에이컨소시엄측으로부터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 반납 및 인수 의사 철회'에 대한 공문을 수령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급물살을 타던 동부하이텍의 매각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면서 동부그룹 재무구조 개선작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다만 동부건설의 법정관리 위기가 동부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동부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오래전부터 예견된 데다 다른 계열사들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부그룹은 금융그룹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부제철, 동부익스프레스, 동부특수강, 동부메탈 등의 경영권을 상실한 동부그룹은 이번에 동부건설까지 잃으면서 비금융 계열사는 농업 계열사인 동부팜한농과 전자 계열사인 동부대우전자, 동부CNI 정도만 살아남게 됐다.
한편, 동부건설 최대주주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지분율 23.97%)이고 2대주주(15.55%)가 동부CNI다. 동부CNI 최대주주(18.59%)는 김 회장 장남인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이다. 이날 동부CNI는 자회사 FIS시스템을 비케이 에이앤지에 900억원에 매각, 회사채 300억원을 상환했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