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 대상 '시범운영' 시작…'주린이' 공략 집중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토스증권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별도의 어플 설치 없이 기존의 토스 앱에서 연결된다는 점, 기존의 봉차트 없이 마치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처럼 직관적으로 사이트를 구성한 점 등 기존의 형식을 뒤흔든 토스증권의 전략이 과연 시장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업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사진=토스증권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이 MTS 시범운영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시장 진출의 돛을 올렸다. 토스증권은 사전이용 신청자 중 1000명을 상대로 MTS 시범운영을 개시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토스증권은 처음 투자를 시작해 ‘주린이(주식+어린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2030 밀레니얼 세대와 주식 거래에 어려움을 겪는 초보 투자자들에 특화된 MTS 메뉴를 구성해 화제를 만들고 있다.

우선 별도의 어플이 없는 점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MTS 구동을 위해 별도 어플 설치를 유도하고 있지만 토스는 이 고정관념에서 벗어났다. 이용자들은 기존의 금융앱 ‘토스’에서 증권거래를 할 수 있다. 간편 송금을 통해 젊은 세대 사이에서 큰 반향을 얻은 토스 앱이 이제는 인터넷전문은행과 주식 어플로까지 범위를 넓힌 것이다.

흔히 ‘캔들차트’로 불리는 봉차트를 없앤 점도 특징적이다.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는 지난 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토스증권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캔들차트를 많이들 보는데, 정작 이 차트에서 투자자가 어떤 정보를 얻고 있는지는 투자자 자신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토스증권은 투자자들이 직관적이고 쉽게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형태로 MTS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매수’나 ‘매도’ 같은 기본적인 용어들도 구매하기, 판매하기 등으로 바꿨다. 이는 직관적인 용어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것으로, 호가 화면도 직관적으로 설계해 기존의 어떤 주식 어플과도 다른 이용자경험(UX)을 선사한다.

토스증권 측 관계자는 이와 같은 ‘혁신’에 대해 “지금까지의 주식거래 어플들은 고객 중심이 아니라 상품판매자, 즉 기업 중심이었다”면서 “토스증권 MTS는 주식투자가 아직 낯선 소액투자자들에게 쉽고 친절한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철저히 이용자 중심의 전략을 취하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기도 한다. 봉차트 외에도 이동평균선, 틱차트, 이격도 등의 복잡한 지표들도 전부 삭제되고 ‘기간별 추세’ 메뉴만 남아 있다. 매수주체, 회원사별 매매현황, 체결강도, 외국인 지분 소진율 등의 정보도 없다. 

대신 토스증권은 스스로 토스증권산업분류기준(TICS, Toss Investment Category Standard)이라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구매 TOP100’, ‘관심 TOP100’ 등 토스증권 이용자의 매매 통계에 기반한 투자정보 ‘영업이익률 TOP100’ 등은 이용자들이 마치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를 이용하듯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설계됐다.

토스증권의 이러한 시도는 데이터 처리 측면에선 빠르고 효율적인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도 대형 증권사들의 주식거래 앱이 갑자기 멈추는 등 이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했던 점도 토스증권에서는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반면 지나친 정보 간소화가 가져올 폐해에 대해 먼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게임하듯 주식거래를 할 수 있다는 건 장점이지만 고객군을 소액투자자 중심으로만 묶어둘 가능성도 있다”면서 “초보 이용자들의 내공과 경험치가 쌓이는 만큼 토스증권 역시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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