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 채굴량 부족으로 희소가치 부각 vs 지나친 변동성·가치 산정 어려움 한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글로벌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5만달러(약 5500만원) 돌파하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변동성이 너무 큰 데다 적절한 가치 평가 수단 부재로 여전히 불안하다는 신중론과 잔여 채굴량 부족으로 희소성이 부각되며 가격 역시 더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이 공존하고 있다. 

   


17일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전날인 16일 오후 9시33분 비트코인의 거래 가격은 555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약 0.3% 상승한 5490만1000원에 거래됐다. 

글로벌 시장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국 가상자산(암호화폐)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16일(미국 현지시간) 오후 한때 비트코인은 개당 5만341달러(약 5548만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연초 대비 72% 가까이 급등한 셈이다. 

◆잔여 채굴량 부족…희소 가치 부각될 것 

낙관론을 펼치는 입장에서는 가격 추가 상승의 근거로 ‘희소성’을 들고 있다. 

미국 월가 투자 전문지 인베스팅닷컴은 16일(현지 시간) 비트코인 가격이 1년 내 두 배인 10만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최근 급등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는 폭증하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베스팅닷컴은 “비트코인에 투자하려는 기업이 늘면서 비트코인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향후 추가 상승 가능성을 시사했다. 

같은 날 JP모건체이스도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14만6000달러까지 이를 수 있단 분석을 내놓았고, 미국 블룸버그통신도 비트코인인 10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 산하 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상품 전략가인 마이크 맥글로운은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계속되겠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다음 고지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은 10만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실제 비트코인은 2100만개로 채굴량이 한정돼 있다. 현재 채굴된 물량은 1851만개 가량으로 이미 한도량의 88%가 시장에 나와 있는 상황이다. 오는 2040년까지 추가 채굴될 양은 249만개 밖에 남지 않았다.

◆지나친 변동성·가치 산정 어려움 ‘한계’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는 입장에서는 지나친 변동성과 효용성 등을 지적한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가격에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는 손실을 입을 것이며 다시는 그 가격으로 돌아올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금 등 대부분의 상품은 효용성이 있는데 비트코인은 실제로 사용할 수 없다”며 “채권이나 주식 배당금처럼 안정적 수입도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내 금융권 역시 비트코인에 대해 회의론적 입장이 우세하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자산배분 대상으로서 유효성을 가질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현 단계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임병효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투자자풀은 위험성향이 높은 개인과 일부 헤지펀드 중심으로 제한적”이라면서 “비트코인이 하나의 투자자산으로 확고하게 자리잡기 위해서는 장기자금인 기관 투자자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이어 “기관 자금의 본격 유입을 위해서는 비트코인의 적정 투자가치 산정을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접근법이 나와야 하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면서 “자금운용 담당자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높은 변동성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치 측정이 어려운 자산이 변동성마저 크다면 관린의 어려움이 배가 되기 때문이라는 게 임 연구원의 지적이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위험선호 심리가 높아진 데다 유동성이 범람하는 현 시장 환경에서 볼 때 암호화폐로 돈이 몰리는 현상은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자산배분 관점에서 유의미한 편입 대상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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