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제원은 2014년 11월 '누구나 참여하는' 시장경제칼럼대회를 연 바 있다. 회차 수로는 17번째의 대회로서, 시장경제와 관련된 모든 주제를 글감으로 삼아 젊은이들의 생각과 참여를 모으는 칼럼대회였다. 300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열띤 경쟁을 펼친 가운데 수상작 50여 편이 선정되었다. 참가자들 모두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하는 다양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시장경제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미디어펜은 수상작 중 일부를 추려 게재한다. 아래 글은 김인제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학생의 글이다. |
하늘의 제왕, 독수리의 양육법을 본받을 때
독수리나 솔개 등 맹금류의 새끼 양육법은 참으로 특이하다. 새끼의 날개에 깃털이 덮일 때쯤 어미는 새끼를 물고 하늘 높이 올라가 놓아버린다고 한다. 아직 날개에 힘이 없는 새끼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퍼덕거리다가 밑으로 사정없이 곤두박질하게 된다.
땅바닥에 부딪칠 때쯤 되면 그 어미는 쏜살같이 밑으로 내려와 새끼를 물고 다시 하늘로 올라가 떨어뜨리고 다시 받고 떨어뜨리고를 반복한다. 그러는 사이 날개에 힘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 독자적인 비행을 하기 시작한다. 독수리의 양육법에서 우리가 본받아야 될 교훈은 무엇일까? 그냥 특이하고 억척스러운 양육방법을 가진 동물이야기일 뿐일까?
우리나라는 전쟁 후 밑바닥에서부터 세계 15위권 안에 드는 경제대국이 되었다. 세계에서도 인정하는 단기간에 찾아보기 힘든 번영과 발전을 이룩한 나라이기도 하다. 그런 발전을 이루기까지 가정에서는 투철한 절약과 부지런함을, 산업현장에서 피땀 흘리는 각고의 노력을, 정부각처에서는 교육에 대한 투자와 산업일구기에 대한 지원을 하는 등 각계각층에서 아낌없는 노력과 헌신을 하였다. 마치 독수리새끼가 날기 위해 퍼덕거리듯이 말이다.
그러나 요즘의 사회적 분위기나 경제적 흐름은 어떠한가? 독수리 새끼가 살기위해 퍼덕거리는 모습처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가? 그저 어미의 사랑만 바라고 있는 둥지 안 새끼의 모습만 보이는듯하다. 언제나 약한 자나 낙오자에게 어떻게 하면 혜택을 줄까? 안달 난 분위기이다.
물론 그들은 보호해야 할 존재이고 보살펴 져야 할 대상이다. 그러나 이런 시장경제사회에서는 영원한 약자가 없고 영원한 강자도 없다. 현재 약자가 강자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독려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고 사회의 역할이지, 그저 약자이니 지원하고 혜택을 주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고, 약자를 의존적이고 영원한 약자로 만드는 길일 것이다.
그에 대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재래시장과 소규모 슈퍼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만든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나 중소기업적합업종에 관한 법 등 소위 약자를 위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법과 제도들이 얼마나 많은 사회인가? 이런 제도들은 시장경제체제와 사회를 혼란시키고 약자를 더욱 약하게 만든다. 또한 기업이나 시장의 창조적 혁신을 가로막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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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마트가 없었다면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불편을 감수해가면서 장을 봐야 했을까? 사진은 이마트 본사. |
실제로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를 시행하고부터 대형마트 매출감소 뿐 아니라 재래시장이나 소규모 마트에 대한 매출감소도 여전하다. 시장전체의 후퇴만 가져왔을 뿐이다. 비가 억척스럽게 오거나 눈이 거세게 휘몰아칠 때 우리 소비자는 질척이는 바닥을 무릅쓰고 우산을 쓰면서 그리고 주차할 공간도 없는 재래시장을 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리고 제한된 품목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규모 슈퍼보다 쾌적하고 저렴하고 다양한 품목에 시식도 할 수 있는 대형마트를 가길 원한다. 이런 불편함과 가격에 대한 창조적 혁신을 한 것이 바로 대형마트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같은 대형마트가 없었다면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불편을 감수해가면서 장을 봐야 했을까? 그런 혁신 덕분에 소비자들의 효용이 증가한건 틀림없다.
그런데 정부와 입안자들은 이런 혁신적 기업에 대해 규제와 제재를 할 뿐이다. 어떡하면 재래시장을 혁신적으로 바꿀지 생각하지 않고 혁신적인 기업을 막아서 구태적인 곳으로 소비자를 강제로 이동시킬 것 인지 고민하며 시장에 역행하는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또한 알아야 될 것은 아무리 불편한 재래시장이더라도 소문난 맛집은 비가 오나 눈이 와도 소비자가 줄을 서서 먹는다.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그 맛있는 국밥 한 그릇 먹으려고 말이다. 그러한 소비자를 끌 수 있는 장치로 재래시장을 살려야지 대형마트를 규제한다고 해서 재래시장을 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 경제신문에서 본 기사가 생각이 난다. 중견, 대기업으로 갈수 있음에도 중소기업에 대한 혜택을 계속 받고 싶어서 기업을 분리하고 분할하는 사례에 대한 기사였다. 이 기사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약자에 대한 그저 퍼주는 혜택이 세법상, 정부 정책상 우리나라 곳곳에 퍼져있는지 알 수 있다.
중소기업이 중견,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유인을 하는 것이 사회와 시장과 정부와 입안자들의 역할이다. 계속 중소기업으로 남게 하는 정책들은 수정되어야 한다. 물론 그 기업을 욕할 수 있겠지만 기업은 기업이윤극대화와 가치극대화가 목표이기 때문에 본연의 역할을 다 한 것이고 제도의 미비성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이지만 세계를 호령하는 기업도 있다. 바로 현대기아자동차에 자동차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이다. 그들이 해외로 수출하기 전에 국내에서 현대기아차에 납품을 하였다. 현대기아차입장에선 글로벌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여야 하기 때문에 원가절감이 절실했다. 그래서 부품업체에게 엄격한 원가절감, 즉 원가혁신을 하라고 주문을 하였다.
그때 당시에도 일부 언론이나 정치인들은 ‘대기업의 원가후려치기네’, ‘중소기업의 피를 빨아먹네’ 하며 연신 비난할 때였다. 그러나 그런 원가혁신을 감행하고 견뎌낸 중소기업들은 시간이지나 해외자동차부품바이어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만한 가격으로 살수 없는 고품질의 자동차부품을 생산해 냈기 때문이다. 과연 현대기아차를 비난해야 될까? 상을 줘야 될까? 궁금하다. 바로 현대기아차가 독수리어미의 역할을 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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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기아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은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이들에 대한 독수리어미 역할을 한 것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지난 한 해 어려운 시장 여건에도 불구하고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로 800만대 생산·판매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임직원의 노고를 치하했다. |
시장은 보이지는 않지만 생명력이 있다.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계속해서 진화해 나간다. 이런 시장에 대해서 우리 정책입안자나 정부, 제도를 만드는 사람들이 시장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정책, 제도로 시장의 가치를 극대화 시켜야 할 것이다. 물론 그런 정책, 제도는 만들기 쉽지는 않을 것이다.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장가치를 극대화 하는 정책도 만들기 힘든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시장에 역행하는 정책과 제도는 삼가야 할 것이다. 미국 레이건대통령의 명언이 생각난다. “복지제도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복지 혜택을 받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복지에서 탈피 했는가 이다.” 물고기를 잡아서 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 그것이 진정 약자를 강자로 만드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극한의 훈련을 견딘 독수리가 하늘의 제왕이 되듯이 말이다.
대한민국은 지혜롭고 민족을 사랑하고 어떤 어려움도 슬기롭게 잘 해쳐나가는 나라이다. 풀어야 될 여러 과제들이 많이 있지만 생각과 지혜를 모아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라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우리 모두가 바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질 때 반드시 어떤 어려움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김인제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