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최근 이스타항공에 대한 법정관리 절차가 시작돼 기사회생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가운데 인수합병(M&A)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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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서구 방화동 소재 이스타항공 본사./사진=미디어펜 |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M&A 절차 등을 통해 항공 운송업무를 계속하고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에 서울회생법원은 이스타항공에 재산보전처분·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달 들어서는 법원은 본격 이스타항공 회생 절차를 개시하며 김유상 대표이사(부사장) 외 1인 등 총 2명을 관리인으로 선정했다. 법원은 또 5월 20일까지 회생 계획안을 제출토록 명령했다.
이후 이스타항공 인수 희망 기업이 6~7개 가량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이 중에는 호남권 중견 건설사와 금융사 등 예전부터 인수 의사를 내비친 4곳 외 2~3개 기업이 더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인수 희망 기업들이 이스타항공 구조조정과 회생절차 개시에 따른 채무 변제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정작 내부 구성원들과 전문가들은 이스타항공 M&A이 언급될 때가 아니라며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임금체불 등 1700억원 규모의 빚을 지고 있다. 이 점을 들어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위원장은 "부채 탕감도 제대로 안 된 마당에 M&A를 논한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인수 의향설을 반박했다.
한때 중흥건설 등 호남권 건설사들이 이스타항공 구세주로 등판하는 것 아니냐는 희망 섞인 소식도 전해진 적 있으나 가담항설로 밝혀졌다. 항공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 사측이 인수설을 꾸준히 흘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위원장은 "이스타항공 채권자 목록에 이스타홀딩스·굿윌파트너스·이스타포트·한림회계법인 등이 있는 것을 보면 이번에도 사측이 공수표를 남발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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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국제공항에 서있는 여객기들./사진=연합뉴스 |
항공시장은 기본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다. 항공기 도입 자체도 막대한 비용이 들고 이 외에도 운항·감항 증명 등 각종 인증을 통과해야 한다. 항공사의 실제 가치는 주무부처 국토교통부가 배분하는 운수권에 있다. 이스타항공이 빚더미에 있지만 매물 가치가 있다고 평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최소 동종업계에서는 인수 희망 기업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로, 진에어는 에어부산·에어서울과의 통합론으로 분주하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현금 여유가 여의치 않아 유상증자를 시도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법원은 운수권이 걸려있어 청산보다는 구조조정을 통한 잔존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체불 임금이 250억원을 넘는 등 채권 문제 해결 없이는 M&A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을 것"이라며 "사측이 허위에 가까운 인수설을 유포해 구성원들 희망고문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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