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최근 신세계그룹 계열의 조선호텔앤리조트(이하 조선호텔)가 제주도에 운영하는 그랜드조선제주에서 여성 사우나 내부가 외부에서 훤히 보이는 일이 발생해 큰 논란이 됐다. 이에 호텔업계는 부랴부랴 사우나 시설점검 등 고객들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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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랜드조선제주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과문./사진=조선호텔앤리조트 |
19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호텔이 지난달 제주도에 오픈한 그랜드조선 제주의 여성 사우나 내부가 외부에서 훤히 보여 피해를 보았다는 투숙객의 주장이 있었다. 이를 확인한 투숙객은 호텔 측에 항의했으나 호텔 측은 영업 방해로 오히려 경찰을 불러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조선호텔 측은 "운영상의 실수"라고 운영상의 미숙함을 인정했지만, "우려했었던 피해는 다행히 없었다"라고 말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호텔 CCTV가 여성 사우나를 보는 행인의 눈까지 모두 포착할 수 있었는지, 누가 카메라 줌을 당겨서 찍었을지 어떻게 아느냐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고객을 섬세하게 케어하지 못한 진심 어린 사과보다 변명으로 일관한 점이 더 큰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현재 해당 사우나는 운영을 중단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 이슈가 커지면서 호텔업계는 고객의 사생활 노출 및 보호에 대해 긴급 시설점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라호텔은 이 일이 있고 나서 남성 사우나 내에 설치되어 있던 CCTV를 긴급 철거했다. 이 CCTV는 사우나 내부가 아닌 외부인 출입을 막기 위해 설치된 것이었으나, 사우나 내에 CCTV가 있어 '알몸'으로 다녀야 하는 고객은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신라호텔 관계자는 "사우나 내에 CCTV가 있었고 고객을 직접 촬영하지는 않았지만, 사우나 내에 CCTV가 있어 불안해하는 고객이 있어 이를 최근 철거했다"라고 말했다.
서울 삼성동에 있는 파크하얏트서울은 설계 당시부터 코엑스 도심을 볼 수 있게 통창으로 설계되어, 외부에서 객실 내부가 훤히 보일 수 있도록 지어졌다. 이 호텔의 설계는 파크하얏트도쿄를 디자인했던 일본 디자인회사 '슈퍼 포테이토'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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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크하얏트서울 객실에서 다른 객실이 훤히 보인다./사진=미디어펜 |
외부에서 객실 내부가 훤히 보이면서 파크하얏트서울은 객실 내에 "객실 조명이 켜져 있을 때 외부에서 객실 내부가 일부 보일 수 있으므로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커튼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안내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이 호텔은 객실뿐 아니라 호텔 내 공용 화장실에서도 다른 객실이 보인다. 호텔 측이 화장실에 블라인드를 설치해놨지만, 의도가 있는 사람이 블라인드를 올려서 객실을 보려면 볼 수 있는 구조이다.
파크하얏트서울 관계자는 "도심 뷰와 자연 채광을 위해 객실 창문을 유리로 제작했다"라며 "이에 민감한 고객분들도 계실 수 있어 객실 내에 안내문을 비치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파크하얏트부산도 파크하얏트서울과 같은 디자인회사가 맡아 외부에서 객실이 보일 수 있다. 파크하얏트부산이 2013년 개관했을 때, 인접한 아파트 주민들이 사생활 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결국 해당 주민들은 호텔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 판결을 받았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이미지가 중요한 호텔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며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 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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