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작년 한 해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들어 각자의 강점에 집중하면서 ‘진검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수수료 기반, 즉 브로커리지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탈피해 투자은행(IB) 중심의 경쟁구도가 가속화되면 초대형IB들 간의 덩치싸움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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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과 올해 증시 호황에 따라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증권사들이 각사의 장점을 살린 전략을 가다듬으며 새로운 경쟁구도의 불을 지피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리테일 수익이 크게 성장했지만, 진짜 증권사들이 힘을 주고 있는 분야는 IB분야를 비롯한 신사업 측면이다.
작년에 거둔 브로커리지 수익은 증권사들 입장에선 ‘행운’에 가깝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올해는 작년과 같은 수준의 수익증대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장기적 측면에서 IB와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 수익구조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업계 전반에 깔려 있는 모습이다.
IB 분야 중 신규상장(IPO) 시장은 가장 많은 시선을 받는 곳의 하나다. 작년의 투자열기에 불을 붙인 분야 또한 ‘공모주 열풍’으로 대표되는 IPO 시장이었다. 올해의 경우에도 IPO 시장 활황이 예상되는 만큼 대형 증권사들의 군웅할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올해 초부터 IPO 주관 분야에서 앞서나가며 기선제압에 나선 모습이다. 올해 상장 예정인 대어급 기업 게임 회사 ‘크래프톤’의 대표 상장 주관사로 현재 선정된 상태다. 크래프톤의 예상 시가총액은 최소 15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작년에도 17개사의 상장을 추진해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초대형IB 사업, 그리고 그와 연계된 발행어음사업 역시 IB 분야에선 중요한 캐시카우다. 발행어음업을 영위하는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자금을 조달 운용해 중소기업에 투자할 수 있고, 투자를 원하는 소비자들과 직접 교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현재 초대형 IB로 지정된 8개 증권사 중에서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은 곳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세 곳에 불과하다. 작년의 경우 신규 인가가 없었지만, 올해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는 회사가 새로 생겨나면 이것 역시 판도 변화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분야에서도 미래에셋대우의 움직임에 많은 시선이 솔린다.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업 인가 안건이 지난달 말 금융감독원의 외부평가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로 발행어음업 진출이 어려워보였지만, 작년 5월 이 문제가 일단락 되면서 족쇄를 벗어던졌다.
약 10조원 규모의 자기자본을 보유해 업계 1위의 미래에셋대우가 발행어음업까지 시작하게 된다면 투자규모는 최대 20조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증권사들의 IB분야에선 많은 약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작년에 거둔 호실적이 회사들의 체력을 길러줬고, 금융당국도 최근 ‘증권사의 기업금융 활성화 방안’ 등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전반적인 상황이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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