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가상화폐 대표주자 ‘비트코인’의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6000만원선을 뛰어넘으며 지칠 줄 모르고 솟아오르던 가격은 하루 사이 1000만원 이상 폭락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24일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전날인 23일 하루 동안 비트코인은 아찔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고가는 6336만5000원, 저가는 5003만5000원으로 1333만원 넘는 차이를 보였다.
또 다른 거래소 업비트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비트코인의 고가는 6176만원, 저가는 5090만원으로 1000만원 넘게 차이가 났다.
지난 22일에도 24시간 전 대비 8% 이상 떨어진 데 이어 이틀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21일까지만 해도 약 6438만원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뜨거웠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건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발언이었다.
머스크는 지난 20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높은 것 같다”고 밝혔다. 트위터에서 항상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여왔던 그가 돌연 가격 급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여기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까지 비트코인의 위험성을 거론하면서 비트코인 시장이 더욱 얼어붙었다.
옐런 장관은 지난 22일 뉴욕타임스가 온라인으로 주최한 ‘딜북 컨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이 거래를 위한 메커니즘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그것이 종종 불법적 금융행위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비트코인은 투기성이 강한 자산이고, 매우 불안정할 수 있다는 점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면서 “나는 투자자들이 겪을 수 있는 잠재적 손실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이 이틀 연속 하락하는 등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조정 국면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데에는 머스크와 옐런 장관의 발언뿐 아니라 빚투족의 자금 상황 압박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빚을 내 비트코인 상승랠리에 뛰어든 투자자들이 높은 대출금 이자에 자금 상환 압박을 느끼며 비트코인을 내다팔면서 이틀 연속 급락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월가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랠리하자 비트코인 선물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이 막대한 대출을 일으켰다”면서 “이 때문에 대출금의 이자는 연리 144%까지 급등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대출 금리를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변동성 장세가 심해지며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에도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이 개당 1억원까지 간다는 예측도 나오지만 현재로썬 가격 전망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트코인은 가상자산에 불과하고 높은 가격변동성을 지닌다”면서 “주식시장과 달리 폭락장에서도 투자자를 보호할 안전장치가 없어 투자자 본인이 이 같은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의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4일 오후 1시 3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35% 떨어진 5658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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