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유통 대기업 롯데가 연초부터 구조조정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지난해부터 실적 부진 계열사 중심으로 점포 정리를 한 데 이어 희망퇴직까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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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쇼핑 로고/사진=롯데쇼핑 제공 |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1998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사원부터 부장까지 전 직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현재 롯데마트 정직원은 4300여명에 달한다.
희망퇴직자에게는 퇴직위로금으로 근속연수별 최대 기본급 27개월분을 준다. 여기에 대학생 자녀 1인당 학자금 500만원을 일시 지급한다.
캐셔(계산원) 등 무기계약직은 이번 희망퇴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는 이마트, 홈플러스에 이어 대형마트 업계 3위다. 최근 3년간 누적 영업적자가 660억원에 이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개 점포를 폐점하고 7∼12월에는 희망자를 대상으로 무급 휴직을 실시했다. 올해도 수익이 부진한 점포를 추가 폐점할 예정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실적 악화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면서 “희망퇴직은 100% 신청자의 자발적인 의사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 등이 속한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부실 점포를 정리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직원이 1년 전보다 이미 3000여 명 가량 줄었다.
유통은 롯데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 부문이다. 유통 사업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롯데 직원들 사이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롯데푸드와 롯데GRS, 롯데 아사히 주류 등 식품외식도 대수술에 들어갔다. 지난해부터 보면 롯데하이마트, 롯데호텔도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롯데 계열사 직원들은 노조 협의회를 만들어 이 같은 구조조정에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대기업이자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이 위기를 맞자, 관련 업계는 업계 순위 지각 변동을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쿠팡의 경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추진과 함께 이르면 오는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 집단’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는 기업 집단 총자산이 5조원을 넘으면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평가하는 쿠팡의 기업 가치가 50조원에 달하는데, 대기업에 편입하는 것이 이제는 당연하다”면서도 “유통업계 구력이 있는 롯데그룹이 구조조정을 한다고 해서 당장 유통업계 순위에 변동이 있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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