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 "신실손 갈아타기 신중해야"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10년전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김모씨는 최근 갱신시 보험료가 최대 50%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압박으로 인해 고민이 깊다. 새로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야하나 싶지만 4세대 실손보험은 병원을 이용한만큼 보험료가 오르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병원에 갈일이 많아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망설여진다. 

   
▲ 생・손보 전체 실손의료보험(표준화 실손) 보험금 지급현황(2018년 기준)/그래프=금융위원회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은 오는 4월부터 구실손의료보험료를 각각 19%, 17% 인상한다. 타 손해보험사들 역시 보험료를 15% 이상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실손의료보험은 가입시기에 따라 2009년10월 이전을 구실손의료보험, 2009년10월~2017년4월 표준화실손의료보험, 2017년4월 이후를 신실손의료보험으로 구분한다. 

구실손보험은 2018년을 제외하고 2017·2019년에 10%씩 인상됐고, 작년에도 평균 9.9%가 올랐다.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표준화 실손보험 역시 지난해와 2019년에 각각 9%대와 8%대가 올랐다. 2017년에는 최고 20%가 넘게 인상됐다.

이같은 보험료 인상 배경엔 높은 손해율이 있다. 실손보험은 3500만명이 국민이 가입한 '국민보험'이지만 일부 환자의 과잉 진료와 요양병원 등을 활용한 보험사기가 증가하며 보험사들이 손해율을 감당할 수 없는 처지다.

실제 지난 2017년부터 2020년 3분기까지 적자액만 6조723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실손보험 손해율은 130.3%를 기록했다. 

이에 손보사들은 아예 실손보험 판매 중단하거나 신실손으로 갈아타기 가입 유도 마케팅을 전개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생명·손해보험사 총 30개사 가운데 11개사가 실손보험 판매를 접었다. 판매를 지속하고 있는 일부 보험사들은 구실손보험 가입자에게 낮은 보험료를 어필하며 실손보험 갈아타기를 종용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신실손으로의 갈아타기는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4세대 실손보험은 구 실손보험 대비 70%가량 저렴하게 책정될 예정으로 값싼 보험료가 가장 큰 강점이다. 

다만 자동차보험처럼 할인·할증 개념이 도입된다. 병원 이용이 적으면 보험료를 할인 받는다는 의미지만 병원 이용이 많으면 그만큼 보험료를 더 많이 내야해 나이가 들수록 병원 이용이 잦아지는 고령자들에겐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또한 저렴한 보험료 대신 여러 제약이 존재한다. 비급여 진료가 많을 경우 최대 4배까지 보험료 할증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보험금을 지급받을 때 30%(비급여 기준) 수준의 자기부담금도 내야 한다.

반면 구실손보험의 경우 보험료가 비싼 대신 병원 이용에 상관없이 보험사가 책정한 평균 보험료만 인상되고, 자기부담금을 전혀 부담하지 않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실손보험료가 폭등하며 신실손으로 옮겨타려는 고객들이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구실손보험 해지를 택하는 대신 구실손보험의 특약만 해지한 이후 신실손보험의 단독 상품만 가입하는 방법도 있고, 이를 통해 보험료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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