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민규 기자]더불어민주당이 4.7 서울·부산 보궐선거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선거용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에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여당을 향해 '표퓰리즘' 행위라고 반발하고있지만, '거대 여당'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국회 전반기 전체 상임위원장까지 전부 독식한 민주당은 그동안 국민의힘 반발에도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해 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가덕도신공항특별법과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그동안 난색을 표해왔지만 최근 민심이 흔들리는 모습이 보이자 입장을 선회했다. 여권은 야당의 입장이 불분명하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자신들이 주도했다는 것을 내세워 보궐선거 흥행 카드로 삼고 있다.
26일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이 재석의원 229명 중 181명의 찬성으로 의결됐다. 국민의힘은 부산·울산·경남 출신 의원들과 달리 대구·경북 의원들은 반대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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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어업지도선을 타고 선상 시찰하며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청취하고 있다. 2021.2.25./사진=청와대 |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상당히 고전을 겪고 있는 민주당의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의지는 확고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부처가 몇가지 의견을 제시했지만 국회가 법을 만들면 정부는 따르는게 당연하다"고 말했고, 김태년 원내대표도 "선거용이 아닌 국가백년대계"라고 말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그동안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은 난항을 겪었다"며 "이제라도 부울경 시민들을 위해 법안이 통과된 만큼 야당도 정치 공세는 멈추고 협력해서 국가균형발전에 나아가자"고 말했다.
결국 선거를 앞두고 힘을 가진 여당의 의지는 명확한 입법으로 드러난 셈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입장이 곤궁하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가덕도 방문을 두고 국민의힘은 '선거 개입'이라며 비판하면서 부산 표심을 잡기 위해 '지원사격에 나섰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같은 날 당 의원총회에서 "관권선거의 끝판왕"이라면서 "대통령의 선거 개입을 좌시하지 않고 단호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의 부산 일정에 대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선거운동본부 역할에 충실한 것을 국민은 다 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도 부울경의 여론에 못이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을 방문하고, 가덕도신공항특별법 통과를 약속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여당에 헤게모니를 빼앗긴 상황에서 '돈 떼이고 몸까지 망가진'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대통령의 일정을 가지고 시비를 걸 수밖에 없는 곤궁한 입장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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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
4차 재난지원금도 가덕도신공항특별법과 똑같은 모양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4차 재난지원금 규모를 두고 논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4차 재난지원금 규모를 3차 재난지원금(9조 3000억 원)의 2배가 넘는 20조 원 안팎으로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전 국민에게 지급됐던 1차 재난지원금(14조 3000억 원) 규모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에 야당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현금을 살포하는 '매표 행위'가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놓고 반대도 하지 못한다. '여당이 선거용 매표행위'라고 비난하는 것은 역으로 '반대하면 표 표 떨어진다'는 것과 같은 논리가 되는 것이다. 이는 부산 뿐 아니라 서울의 보궐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사안이다.
재난 지원금을 지급하는 시기가 선거와 겹치면서 재난지원금 지급을 논의할 때마다 여야 간 합의보단 여당에서 밀어붙이면 통과 되는 만큼 야당으로서는 부담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새해가 불과 2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추경을 한다고 한다"며 "웃지 못할 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전 국민 위로금'과 관련해서 "이번 선거는 정권의 심판이라 본다"며 "정부가 돈을 풀어 표심을 움직이는 방법은 잘못된 것이다. 미래를 생각하시는 국민들께서 심판을 내릴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미디어펜=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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