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매출 감소하면서 실적 역성장…주택·레저·해외사업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 시도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신세계건설의 매출이 6년 만에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마트·스타필드 등 대규모 계열사 프로젝트가 끝나자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주택·레저·해외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계열사 공사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 신세계건설 매출액./자료=신세계건설 사업보고서


4일 신세계건설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568억원, 20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보다 각각 5.9%, 14.9% 줄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2015년 이후 매출 1조원대를 꾸준히 유지해 왔지만, 최근 2년 연속 매출이 감소하고 결국 6년 만에 매출 1조원 시대를 접었다.

신세계건설은 건설부문과 레저부문으로 구성돼 있으며 건설부문이 전체 매출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레저부문은 골프장과 아쿠아필드 센텀·하남·고양 등 아쿠아사업을 운영한다.

신세계그룹 계열 공사가 감소하면서 신세계건설의 실적도 역성장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그동안 캡티브 마켓(계열사 간 내부거래) 물량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스타필드 등 오프라인 점포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신세계건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2013년 이후 급증했다. 2016년에는 매출액 1조4382억원, 영업이익 519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기간에 계열사 매출 비중은 50% 이상이었으며 2016년에는 72%에 달했다.

그러나 계열사 매출은 2016년 1조341억원에서 2018년 4163억원, 2019년 3570억원으로 감소했다. 전체 계열사 매출 비중은 2018년 이후 30%대로 떨어졌다. 그렇다고 외부 매출이 늘어난 것도 아니었다. 시공능력순위도 2017년 23위까지 상승했지만 2019년 29위, 지난해 38위까지 하락했다.

   
▲ 신세계건설 영업이익 및 당기순손익./자료=신세계건설 사업보고서

신세계건설은 계열사 의존도를 줄여나가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2018년 주택 브랜드 빌리브를 론칭하고 울산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을 시작으로 대구 빌리브 스카이·빌리브 파크뷰, 부산 빌리브 센트로 등을 공급했다. 민간공사에서 계열 매출을 제외한 주택부문 실적은 2017년 3339억원에서 2018년 4797억원, 2019년 5051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지난해 3분기 3578억원으로 다시 떨어지는 등 아직 매출 공백을 메우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계열사 매출이 줄어서이기도 하지만, 그 공백을 외부 매출로 메우는 데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레저부문도 성장하고 있지만, 매출액이 전체의 5%도 안 되기 때문에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대체하기 어렵다. 레저부문의 매출액은 2014년 103억원에서 2016년 220억원, 2019년 512억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방문객이 줄면서 3분기까지 매출액은 283억원으로 감소했다. 또 레저부문에서는 매년 1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이 나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2016년까지 레저부문에서 매년 1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었다. 아쿠아사업을 운영하면서 영업손실 규모가 2017년 97억원, 2018년 79억원, 2019년 62억원으로 축소됐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타격으로 손실 규모가 3분기까지 99억원으로 늘었다.

   
▲ 국내 이마트 점포 증감현황/사진=이마트 2020년4분기 실적보고서

신세계그룹의 주력인 유통시장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신세계건설의 성장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 전통적인 유통채널의 점포 확장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건립이 마무리되고 나면 신세계건설의 계열 매출은 더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마트의 점포 증감현황을 보면 1993년부터 20년간 점포가 늘었지만 2016년 이후 점포 수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이마트의 중점 추진 전략도 온라인 상품 구색 강화, 데이터 통합·고도화를 통한 온·오프라인 협업 강화 등 온라인 채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신세계건설의 참여는 어려워 보인다.

한 기업분석 전문가는 “신세계건설의 캡티브 마켓을 통한 성장이 한계에 부딪혔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신세계건설의 매출 감소는 추세적인 현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민간수주, 공공사업 외에 빌리브 브랜드로 전국 주요도시에서 주택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수주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외부수주 확장으로 상대적으로 그룹비중이 줄어들고 있으며,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나 매출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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