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지난달 미국 내 기록적인 한파 이후 가동이 중단된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의 셧다운 상태가 2주 넘게 길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 증설 투자와 관련해 텍사스주 정부와 세금 감면 혜택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외에도 애리조나·뉴욕 등 다른 후보지들을 거론하며 오스틴 측에 감세 혜택을 촉구하고 있다.

3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한파 이후 가동이 멈춘 삼성전자를 비롯한 미국 텍사스주 반도체 공장들은 생산 재개까지 수 주가 소요될 것이라는 업계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에드워드 랏슨 오스틴 지역 제조업 협회장은 "반도체 공장이 필요한 전력·물·가스 등은 확보했으나 청소와 장비 재가동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속도가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공장은 지난달 16일 전력 공급이 차단되고 현재까지 2주 넘게 가동이 멈췄다. 오스틴 공장이 가동을 멈춘 건 1998년 공장 설립 이후 최초 사례다. 삼성전자 외에도 인근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인피니언 라인도 가동을 멈췄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공장 셧다운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가동 재개 시점을 최대한 당기기 위해 오스틴 공장으로 기술자들을 급파했다는 전언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약 19조) 규모 파운드리 증설 투자에 대해 텍사스 지방정부에 세금감면 혜택 협상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최근 텍사스주 정부 측에 세금감면 제안서 수정본을 제출하기도 했다. 수정본을 통해 삼성전자 측은 "애리조나 내 2곳과 뉴욕 내 1곳 등 대체 후보지 3곳에 대해서도 투자를 검토 중"이라며 "이들 모두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부지와 인프라를 갖췄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후보지 3곳과 활발히 협상을 진행 중이고, 이들 모두 인프라 개선 투자 목적의 재산세 감면·세액공제 등 혜택을 제공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1월 제출한 세금감면 제안서에서 애리조나·뉴욕·한국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공표했다. 그러나 미국 내 대체 후보지 3곳과 활발히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것은 협상력 제고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달 오스틴에서 먼저 자료 보완 요청을 해와 제안서 수정본을 낸 것"이라며 "일부 표현이 변경됐을 뿐 내용상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오스틴에 약 170억달러(한화 약 19조)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증설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20년간 8억550만달러(한화 약 9000억원)의 세금감면 혜택을 달라고 지방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