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3일 오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활동가인 이용수 할머니를 면담하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할머니의 입장을 청취했다.
이 씨는 이날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정 장관과 나눈 얘기를 밝혔다.
이 씨는 정 장관에게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법도 없을 적에 마음대로 해놓고 여태까지 끌고 나와서 없다고 하는 저런 자들을 그만 두면 안되지 않느냐"며 "돈이 아니라 사죄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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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활동가인 이용수 할머니(좌측)와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일 만나 인사차 손을 잡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
특히 이 씨는 "세월이 날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고 절박한 마음에 오늘 특별히 장관님한테 와서 간곡히 부탁했다"며 "법으로써 올바른 판단을 받아서 사죄를 받아야 한다. 백번 천번 얘기해도 사죄다. 사죄 받으면 용서해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은 이웃나라"라며 "죄는 밉지만 사람은 밉지 않다는걸 분명히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이날 정 장관에게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국제사법재판소 판결을 받을 수 있도록 요청하게 해달라"고 당부했고 "문 대통령에게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설득해서 위안부 문제를 ICJ에 판결받게 해달라고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이날 이용수 할머니에게 전시 여성의 인권 유린이자 보편적 인권 침해인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내외 인식 제고 과정에서 할머니의 공헌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정 장관은 이 씨에게 피해자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고, 이러한 노력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방안 제시에 대해 정 장관은 "신중히 검토해야할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고 "앞으로도 피해자분들과 소통하면서 여러가지 해결방안을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 면담에 대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피해자 의견 청취 노력의 일환"이라며 "국내 각계 의견을 청취하면서 해결방향에 대한 공감대 조성을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여 갈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