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대사 출국, 5일 한미 대면 회의…이달 중순 가서명 가능성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미가 1년여만에 대면으로 방위비협상을 개최하면서 이달 안에 1년 넘게 이어진 공백 상태를 해소할 타결 여부에 관심이 높아졌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을 위해 4일 출국했다. 한미가 이번 SMA협상을 마치면 이달 중순쯤 협정 문안에 가서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사는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협상을 예단하기 어렵고 추가적인 대면 협의가 있을 수 있겠다”면서도 “전체적으로 상당 부분 공감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빠른 시간 내 타결을 기대한다”고 했다. 또 오는 4월 주한미군 한국인 직원 무급 휴직 가능성이 없냐는 질문에 “제가 알기로는 그렇게 알고 있다”고 말해 이달 중 최종 타결을 시사했다.

미 국무부도 3일(현지시간) 방위비협상의 전망을 묻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대변인 명의로 “우리는 SMA 갱신에 관해 합의 도달에 매우 근접해있다”고 답했다. 또 “한미동맹은 동북아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지역을 위해 또 전 세계에 걸쳐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linchpin·린치핀)”이라고 했다.

이번에 한미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1년여만에 대면회의를 개최하기로 해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 최근 미국이 먼저 일본과 방위비협상을 마무리 지은데 이어 한국측과 대면회의를 개최하는 것이어서 더욱 타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미는 지난해인 2020년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7차회의 이후 협상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뒤 2월 5일 화상으로 8차회의를 진행했다. 따라서 이번 회의는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두번째 회의이자 첫 대면회의가 된다. 

   
▲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사진=연합뉴스

한미는 지난해 3월 ‘13% 인상안’에 합의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반대해 새 협정 체결에 실패했다. 지난 1월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방위비와 관련해 “동맹을 갈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고 실제로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2019년 말 제10차 SMA 만료에 따라 2020년부터 적용할 새로운 SMA를 마련해야 했지만 협정 공백 상태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앞서 한국은 2019년 기준으로 1조389억원의 방위비를 분담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에 50억 달러(약 5조6000억원)를 요구해왔다.

이로 인해 역대 최장기 방위비협상이 진행 중이고, 한때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 한미 양측은 기존 잠정 합의된 ‘13% 인상안’을 기초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지난 2019년 우리 측의 방위비 분담금 1조389억 원보다 13%가량의 금액을 인상하는 내용이다.

방위비 분담금 못지않게 이번 협정의 유효기간도 함께 주목된다. 현재 한미 간 협상 토대는 지난 2019년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했던 제10차 SMA 결과이며, 이의 유효기간은 1년이었다. 

방위비 분담을 둘러싼 잦은 논란을 피하고, 동맹 관계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협정을 1년 단위가 아니라 다년도로 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와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CNN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들은 한미가 방위비 분담금 협상 타결에 근접했다면서 한국정부가 지난해 제시했던 13% 인상과 다년 계약에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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