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가수 호란이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음악인 등 공연계 종사자들의 사정을 헤아리지 않고 라이브클럽에 대해 비하성 발언을 한 공무원에게 분노의 일침을 가했다. 워낙 과격한 발언으로 일부 누리꾼의 비판을 받자 반박하며 온라인상 설전도 이어갔다. 

호란은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기사 하나를 발췌해 게시했다. 이 기사는 "마포구청 관계자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마포구내 공연장 두 곳에 강제한 행정조처와 관련한 질문에 '세종문화회관 같은 곳이 공연장'이라며 '일반음식점에서 하는 칠순 잔치 같은 건 코로나19 전에야 그냥 넘어갔던 거지, 코로나19 이후에는 당연히 안 되는 것 아니겠냐'고 답변했다"는 내용이다.

즉, 이 기사는 홍대 인근 라이브 클럽 두 곳에서 발생한 마포구 측의 공연 강제중단 조처와 관련해 마포구청 관계자인 공무원이 한 말을 전한 것이다.

   
▲ 사진=더팩트 제공


호란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일반음식점에서 하는 칠순잔치 같은 거'

오만하고 오만하고 또 오만하다.

조치의 형평성에 대한 논의는 미뤄두고라도, 열정과 헌신과 사명감으로 이 힘든 시기에도 방역지침 지키면서 어렵게 음악의 터전을 지켜가고 있는 라이브 클럽들에 대해 저따위 표현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내뱉는 못 배운 인간에게는 분노할 가치조차 못 느끼겠음.

머리에 든 게 없을수록 자기 머리에 든 게 없다는 걸 자각할 능력이 떨어지니 저만큼 오만해지는 게 가능하지.

아마 자기 딴에는 저렇게 말하면서 '흠흠 알겠냐? 나는 세종문화회관 정도 되는 데서 하는 하이-크라쓰한 음악만 인정하는 그런 고상한 인간이다 이말이야' 정도 기분이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저런 소리가 자신의 무식함과 교양없음과 소양없음을 지극히 투명하게 전시한다는 사실은 모를 거다. 메타인지는 꽤 고등한 사고의 영역이거든.

저 정도밖에 안 되는 수준미달의 저능한 인간이 구청 관계자랍시고 혓바닥 놀릴 수 있는 자리에 앉아 있다니 그게 좀 웃기네. 고스톱해서 땄나."

호란의 이 글에는 공감과 찬성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지만, 과격한 표현에 대해 지적하는 댓글도 상당수 있었다.

이에 호란은 댓글에 대댓글을 달며 누리꾼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호란이 댓글에 해당 관계자(공무원)의 "가족이 불쌍하다"거나 "입으로 똥을 싸는" 등의 발언을 한 것을 비판한 데 대해서는 부적절한 표현이었음을 인정하며 해당글을 삭제했다.

그러면서도 호란은 "수긍하는 부분이 없진 않지만 국가의 녹을 먹는 사람이 인터뷰라는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내 직업군을 통째로 모욕했는데 화내서는 안될 이유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면서 분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또한 '일반음식점에서 춤, 노래 안되는거 지적한거고..그 사람(공무원)은 자기 할 일을 한거 아닌가요?'라는 댓글에는 "공무원의 신분으로 한 집단의 국민이 생업으로 삼고 있는, 그리고 그 생업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직업분야에 대해 통채로 모욕한 것에 대해 국민으로서 화내지 않을 수가 없다"면서 "기사의 내용을 모르시면 잘못 이해하셨을 수 있는데, 해당 공무원에게 던져진 질문은 일반음식점 전반에서의 공연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홍대 라이브클럽'에 대한 질문이었다. 즉, 저 공무원은 '홍대 라이브클럽은 칠순잔치 여흥 같은 걸 하는 데지 공연장이라 인정할 수 없다, 세종문화회관 같은 데가 공연장이다'라고 말한 거"라며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강조했다.

호란의 과거 음주운전 경력을 거론하며 '예비 살인자면서 남보고 오만하니마니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지적한 댓글에는 "'메시지를 공격할 수 없으면 메신저를 공격하라'는 왜곡된 전략의 전형적인 예"라며 "그 의도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효과적이지 못해요"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호란은 2004년 혼성 그룹 클래지콰이의 보컬로 데뷔해 많은 인기를 누렸다. 2016년 음주운전을 하다 환경미화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는데 이미 이전에도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실이 알려져 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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