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다시 '투타 겸업'에 나선 일본인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가 4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며 시범경기부터 타격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사흘 전 첫 등판에서는 161km 강속구를 선보이는 등 '이도류'의 부활을 예고했다.

오타니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즈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시범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1회초 첫 타석에서 2루수 땅볼 아웃됐지만 4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좌전 안타를 치고 출루, 저스틴 업턴의 홈런 때 득점을 올렸다. 5회초 세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고 이후 7회초 타석 때 브랜던 마시로 교체됐다.

오타니의 타격감이 예사롭지 않다. 지금까지 4차례 시범경기에 타자로 나서 모두 안타를 때려냈다.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3타수 2안타, 4일 텍사스 레인저스전 2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8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2타수 1안타 1타점에 이어 이날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타율이 5할(10타수 5안타)이나 된다.

   
▲ 사진=LA 에인절스 SNS


투수로 마운드에도 한 차례 올라 좋은 구위를 보여준 바 있다. 지난 6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 선발 등판해 1⅔이닝을 던졌다. 3개의 안타를 맞고 1실점하긴 했지만 최고 구속 161km를 찍었고 삼진을 5개나 잡아냈다.

현재와 같은 투·타 실력이면 올 시즌 충분히 투수와 타자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

일본에서 '이도류'로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오타니는 2018년 LA 에인절스에 입단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투타 겸업을 선언하고 데뷔 시즌 투수로 10경기 등판해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고, 타자로는 104경기에서 2할8푼5리, 22홈런 61타점을 올렸다. 아메리칸리그 신인상도 오타니의 차지였다.

하지만 오타니는 2018년 10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2019년에는 타자로만 나섰는데 타율 2할8푼6리, 18홈런으로 그럭저럭 제몫을 해냈다. 지난해 다시 투타 겸업에 도전했으나 팔꿈치 부상 재발로 부진했다.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잇따라 대량실점하며 조기 강판돼 평균자책점이 37.80(1⅔이닝 7실점)이나 됐고 타격에서 타율 1할9푼에 7홈런으로 실력 발휘를 못했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오타니는 부상에서 회복한 모습을 보이며 타석과 마운드에서 모두 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