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사태가 초대형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야권 후보들의 약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재발방지책 등을 통한 정면 돌파에 나섰다.
LH 사태는 ‘부동산’과 ‘공정’이라는 정부·여당의 대표적인 아킬레스건을 동시에 건드렸다. 특히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4차 재난지원금과 가덕도 신공항을 내세워 민심 다잡기에 나선 민주당 입장에서는 그동안의 노력이 ‘말짱 도루묵’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이는 여론조사에서 여과 없이 드러났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민주당이 우세하다는 여론조사가 다수였지만, LH 사태 이후 보수야권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려워졌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 의뢰로 지난 7∼8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상 양자대결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결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설 때 46.2%의 지지를 받아 박영선 민주당 후보(38.7%)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섰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로 단일화돼도 43.1%로 39.3%인 박 후보보다 우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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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
앞서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도 야권 후보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중앙일보·입소스(3월 5∼6일) 조사에서 박 후보(39.8%)-안 후보(47.3%), 박 후보(41.6%)-오 후보(45.3%) 등 박 후보가 모두 열세로 나타났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정부·여당의 지지율 하락을 이끌었던 부동산 민심이 LH 사태를 계기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를 어떻게 잘 풀어가는지에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결과가 달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통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당 소속 국회의원과 보좌진 및 그 가족들의 3기 신도시 부동산 보유 현황에 대한 윤리감찰단의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금주 내 1차 조사 결과를 보고 받을 예정이며, 투기 사실이 밝혀질 경우 영구제명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또 공직자 투기 환수, 취업 인·허가 제한 등 ‘LH 투기 방지법’의 3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통해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전날 "이미 우리당 의원들이 투기 이익을 몰수하는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을 다수 발의했다. 그리고 재산등록 대상이 되는 공공기관 임직원을 대폭 확대하는 공직자윤리법도 발의했다"며 "LH 사건 방지 법안을 이번 국회에서 최우선적으로 처리해 부당이익을 환수하고 철저한 관리·감독이 가능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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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
홍익표 정책위의장도 "재발방지를 위해 부당 이득을 원천 환수하고 △공공기관 직원이 정보를 누설할 시 1년 이상의 징역형 △명백한 내부정보로 얻은 투기 이익은 3~5배 벌금 △공동주택지구 지정시기를 전후해 국토부와 LH 등 임직원과 가족의 토지거래를 조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주택특별법'과 LH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며 "이런 LH 방지 법안이 3월 국회 중 통과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LH 사태의 수사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맡은 것을 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언론을 통해 검찰 차원의 수사를 주장하면서 ‘검찰 배제’ 논란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서도 정면 돌파에 나섰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TBS라디오에 출연해 "어떤 법을 적용할지, 영장 청구 신청을 할지 말지 등 법률 전문가나 검사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수사를 해야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다"며 "국수본도 당연히 적극적으로 검찰과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민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검찰을 포함한 모든 수사 역량 총동원으로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면서 "검사들을 배제해 또 다른 소모적 논란을 만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머뭇거려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면 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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