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구은행장 이어 올해 전북‧부산‧경남 수장 물갈이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방은행들이 코로나 위기 속에서 수장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며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다. 대구은행과 전북은행이 수장을 교체한 데 이어 침묵을 유지하던 BNK금융그룹이 지난 9일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수장 교체를 예고했다. 

신한‧국민‧우리 등 시중은행이 행장 연임으로 ‘안정’을 택한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수장 교체가 지방금융권의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사진 왼쪽부터 빈대인 현 부산은행장, 안감찬 부산은행 여신운영그룹장, 명형국 BNK금융지주 그룹전략재문부문장 /사진=부산은행 제공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그룹은 지난 9일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수장 교체를 예고했다. 부산은행은 같은 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최종면접 후보군으로 안감찬 부산은행 여신운영그룹장과 명형국 BNK금융지주 그룹전략재문부문장 등 2명을 선정했다. 

빈대인 현 부산은행장은 임추위원들에게 "부산은행의 변화와 미래를 위해서 용퇴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빈 행장은 연초 열린 첫 임추위 회의에서 연임에 나설 것임을 밝혔지만 끝내 용퇴로 선회했다.

경남은행도 같은 날 임추위를 개최해 최종면접 후보군으로 최홍영 경남은행 부행장(여신운영그룹장)과 김영문 BNK금융그룹 부사장(그룹CIB부문장)을 각각 선정했다. 황윤철 현 경남은행장도 최종면접 후보군이었지만, 빈 행장과 같은 이유로 용퇴를 결정했다. 

임추위는 오는 16일 2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해 25일 최종 후보자를 추천하며, 주총에서 후임 은행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 사진 왼쪽부터 황윤철 현 경남은행장, 최홍영 경남은행 부행장, 김영문 BNK금융그룹 부사장 /사진=경남은행 제공


두 은행은 행장 교체 배경에 대해 “임추위 내부 사안이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두 행장이 모두 “은행의 변화와 미래를 위해 용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후보군은 은행의 미래성장전략과 실현방안을 주제로 임추위에게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코로나 위기와 디지털금융, 수익성 악화 등 두 은행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묘책으로 ‘수장 교체’ 카드를 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BNK금융은 지난해 5193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1년 전보다 이익규모가 429억원 줄었다.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로 은행부문 실적이 하락했고, 코로나 대응 충당금 추가적립 및 희망퇴직에 따른 비용 증가가 그룹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이었다.

앞서 대구은행과 전북은행은 수장을 교체하며 분위기를 쇄신에 나서고 있다. 대구은행은 김태오 DGB금융 회장이 행장직을 겸직했지만 지난해 10월 내부출신 인사인 임성훈 현 행장이 취임하면서 지주사와 은행의 분리경영으로 조직 안정을 이끌고 있다. 

전북은행은 임용택 전(前) 행장이 지난 1월 용퇴의 뜻을 밝히면서 서한국 현 행장이 새롭게 취임했다. 창립 52주년만에 첫 내부 출신 인사다. 임 전 행장은 약 6년동안 전북은행을 이끌었지만 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데다, 후배양성 차원에서 자진 퇴장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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