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표팀이 일본과 10년 만에 친선경기를 치른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2021년 첫 A매치이며, 3월 A매치 기간인 3월 25일 열린다. 경기 장소는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스타디움이다.
의미있는 일전이다. 오는 6월에는 미뤄졌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4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그 전에 대표팀이 모여서 호흡을 맞춰볼 유일한 기회가 이번 한-일전이다.
더군다나 10년만에 성사된 '한-일' 친선경기다. 어느 종목이든 한국과 일본 대표팀이 만나면 관심이 뜨겁고,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은 일본전에서는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는 강한 사명감을 안고 싸운다. 축구 한-일전에 대한 관심은 그 정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역대 한일전 통산 전적에서는 한국이 42승23무14패로 앞서 있다. 하지만 마지막 한-일 축구 A매치 친선전이었던 2011년 8월 삿포로 경기에서는 한국이 0-3으로 충격적인 완패를 당했다. 이후 동아시안컵에서 4차례 한-일전이 펼쳐져 한국이 2승1무1패로 우세를 보였지만, 동아시안컵 대표팀은 한일 모두 유럽파 등이 빠져 완전체 대표팀간 맞대결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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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한국-카타르 축구대표팀 평가전에 출전한 손흥민. /사진=대한축구협회 |
10년만의 설욕전이기도 해 당연히 벤투 감독은 최상의 전력을 꾸려 일본전에 나설 계획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황희찬(라이프치히), 황의조(보르도) 등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소속 구단에 대표팀 차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A매치 기간 대표팀 차출은 의무 사항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FIFA(국제축구연맹)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대표팀 합류를 위해 출국했다가 다시 입국을 했을 때 5일 이상 격리가 필요한 국가의 클럽은 대표선수 차출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손흥민 등 유럽파들이 이번 일본전에 대표팀에 합류해 경기에 나설 수 있을까. 토트넘은 손흥민의 한국대표팀 차출 요청을 수락할까.
손흥민은 늘 그래왔듯 대표팀이 부르면 언제든 달려올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일본전 한 경기를 위해 영국에서 일본으로 날아왔다 돌아가는 것은 결코 만만찮은 장거리 여정이다.
토트넘의 경기 일정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7위에 랭크돼 있다. 다음 시즌 유럽 클럽대항전 출전권을 얻기 위해서는 순위를 끌어올려야 하며, 리그 일정 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향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로파리그 16강전에 올라 있는 토트넘은 크로아티아 강호 자그레브와 3월 중 홈-원정 경기도 치른다.
한-일전이 열리는 25일 이전 토트넘은 12일 자그레브와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 홈경기, 15일 아스날과 리그 홈경기, 19일 자그레브와 원정경기, 22일 아스톤 빌라와 리그 원정경기 일정이 잡혀 있다.
손흥민이 19일 자그레브전에 출전한다면 직선거리로만 1600km나 되는 크로아티아로 장거리 원정을 다녀와서 22일 아스톤 빌라전을 치르고 다시 일본행 비행기에 올라야 한다. 그리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25일 일본전에 출전해야 한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절정의 기량을 보이며 벌써 34개의 공격포인트(18골 16도움)를 올렸다. 그만큼 토트넘 팀내 비중은 절대적이어서 거의 대부분 경기에 선발로 나서며 강행군을 하고 있다.
토트넘으로서는 3월 A매치 기간 손흥민이 대표팀에 차출돼 쉬지도 못하고 일본을 다녀오는 것이 결코 달가울 리 없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영국의 방역 지침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측은 유럽파의 대표팀 합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다는 방침이지만 신중하게 선수, 구단 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손흥민이 일본전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 국내 팬들의 바람이지만, 현재로서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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