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상장으로 46억달러(약 5조원) 가량 조달…기술 혁신 등 신성장 사업 투자
국내 e커머스 시장 성장 가속화되며 경쟁 한층 더 치열해질 것…시장 재평가 기대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이번 상장으로 5조원의 실탄을 확보하게 된 만큼 ‘한국판 아마존’을 꿈꾸는 쿠팡의 앞날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증권업계에서는 쿠팡의 미 증시 상장은 국내 e커머스 시장의 재평가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지난 11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기념 '오프닝 벨'을 울리는 쿠팡 경영진의 모습. 사진 왼쪽부터 김현명 쿠팡 IR 팀장,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 존 터틀 NYSE 부회장, 거라브 아난드 쿠팡 CFO. /사진=쿠팡 제공


지난 11일(현지 시간) 쿠팡은 미국 뉴욕 증시에 ‘CPNG’란 종목명으로 상장, 첫 거래를 시작했다. 

상장 첫날 쿠팡은 공모가(35달러)에서 81.4% 급등한 63.5달러로 시초가를 형성한 후 장중 공모가 대비 97.1% 오른 69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상승폭이 줄면서 장 마지막에는 공모가 대비 40.71%(14.25달러) 오른 49.2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상장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쿠팡의 몸값은 약 50조~60조원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첫날부터 주가가 급등하며 쿠팡의 시가총액(이하 시총)은 종가 기준 약 886억5000만달러(100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국내 상장 기업과 비교하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장 2위인 SK하이닉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11일 종가 기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99조7363억원이다.

쿠팡은 미 증시 상장으로 46억달러(약 5조원) 가량을 조달하며 지난 2019년 우버 이래 미국 내 최대 기업공개(IPO) 기업으로 우뚝 섰다. 외국 기업 가운데에서는 지난 2014년 중국 알리바바 IPO 이후 최대 규모다. 

이날 직접 뉴욕증권거래소 내 발코니에 올라 개장 벨(opening bell)을 울리기도 한 김범석 쿠팡 의장은 장 마감 뒤 간담회를 통해 “쿠팡이 뉴욕증시에 상장한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대규모 자금 조달을 하기 위해서”라며 “이번에 조달한 자본은 한국 지역경제에 계속 투자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새벽배송 같은 기술 혁신에도 계속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미 증시 상장을 계기로 국내 e커머스 시장의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 계기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은 가속화되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글로벌 5위 수준이나 소매 유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글로벌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쿠팡의 성공적인 기업공개에 힘입어 경쟁사인 NAVER(네이버)의 ‘네이버쇼핑’도 재평가가 진행 중”이라면서 “네이버와 쿠팡의 쇼핑 비즈니스는 전략, 매출 구성 등에 있어서 차이점이 존재하나, 궁극적인 지향점은 ‘쇼핑과 컨텐츠’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유사하게 수렴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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