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포털사이트 게시판에서 ‘혼전계약서 작성해야 하나요’라는 글을 읽은 이영민(27) 씨는 남자친구에게 “우리도 결혼 전에 혼전계약서를 작성했으면 좋겠다”며 “집안일은 반반이라는 항목을 가장 먼저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잠시 생각하던 남자친구는 ‘좋은생각’이라며 그와 함께 “결혼 준비비용, 향후 생활비도 반반” 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혼전계약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증가하자 7일 결혼정보회사 듀오는 10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전국 20~30대 미혼남녀 782명(남 399명, 여 3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혼전계약서의 필요성’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결과에 따르면 미혼여성의 63.2%는 결혼 전 ‘혼전계약서’가 꼭 필요하다고 답했으나, 미혼남성은 반대로 54.9%가 필요없다고 답했다.

혼전계약서가 필요하다고 답한 422명(남 180명, 여 242명) 중 가장 많은 이유는 ‘결혼 후 서로의 인격 존중을 위해(46.4%)’가 꼽혔다. 이어 ‘이혼시 평등한 재산분할(21.6%)’, ‘이혼 후 자녀의 공동양육(12.8%)’ 등 이혼 대비용으로 일종의 각서를 만들어놓을 필요성을 제기했다.

▲ 지난해 12월 울산YMCA 4층 강당에서 열린 다문화결혼식 장면(기사내용과 무관) / 사진=뉴시스

혼전계약서에 꼭 들어가야 할 항목은 남녀 모두 ‘행동수칙’을 가장 먼저 손꼽았다. 남성은 ‘결혼 후 가사분담’과 ‘재산관리’ 순으로, 여성은 반대로 ‘재산관리’와 ‘결혼 후 가사분담’ 순으로 필요하다고 대답해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특히 혼전계약서를 작성하는 대부분이 넣을까 말까 고민하는 ‘이혼시 재산분할 청구 금지’ 조항이 법적 효력을 가져야 하냐는 질문에는 미혼남녀 과반수(남 63.2%, 여 57.2%)가 그렇다고 답했다.

한편 혼전계약서가 가장 활발하게 작성되는 미국에서는 매년 톱스타들의 혼전계약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예로 결혼에는 골인하지 못한 제니퍼 로페즈와 벤 에플렉 커플은 ‘부부관계 최소치’를 정했고, 바람과 거짓말에 벌금까지 매겨 눈길을 끌었다. 반면 일본 여배우 사와지리 에리카는 22살 연상의 사진작가 다카시로 츠요시와 결혼하며 반대로 부부관계 횟수를 제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헐리웃 스타나 스포츠 선수들의 경우 이혼시 재산분배에 대한 항목이 압도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건은 ‘이혼시 재산의 3분의1 지급’ 조항에 따라 이혼할 때 전 부인에게 1억 6800만 달러를 지급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