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을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재이첩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만 이첩한 것으로 공소는 공수처 관할"이라고 밝혀 검찰 수사팀장이 15일 "해괴망측한 논리"라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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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청사./사진=연합뉴스 |
해당 사건 수사팀장인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본의 아니게 다른 동료들보다 공수처법을 먼저 검토하게 된 입장에서 향후 업무처리 과정에 참고하라는 취지로 보고서를 올린다"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장이 사건을 재이첩하면서 '수사 완료 후 공수처가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사건을 송치하라'고 수사지휘성 문구를 떡하니 기재해 놨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3부장은 "이후 쏟아지는 질문에 수습이 되지 않으니 '사건 이첩이 아니라 수사 권한만 넘긴 것'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해괴망측한 논리를 내세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12일 이 사건을 수원지검에 이첩하면서 공문을 통해 '공수처 공소 제기 대상 사건이므로 수사 후 송치해 달라'고 요구한데 이어 14일에는 "수사 부분만 이첩한 것으로 공소 부분은 여전히 공수처 관할 아래 있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 부장검사는 수원지검 수사팀 명의로 된 8페이지 분량의 '공수처법 규정 검토' 제하의 보고서에서 "이첩의 대상은 '사건'이고, 이첩받은 기관은 해당 '사건'을 처리하는 것일 뿐이어서 '권한'을 이첩한다는 개념은 상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수처가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을 넘긴 경우 공수처는 더 이상 그 사건에 관여할 권한이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검찰 수사는 상당 정도 진행됐으며, 수사 대상자들의 공수처 이첩 주장으로 인해 오히려 공수처 수사에 '공정성 논란'이 있다"며 "공수처법상 제한이 없어 '재이첩' 사건도 '재재이첩'을 요청할 수 있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으나 이는 수사기관 간 '사건 돌리기(핑퐁)'에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 부장검사는 법무부가 지난 12일 수사팀에 속해있던 임세진 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2부장과 김모 부산지검 검사의 파견 연장에 불허 결정을 내린데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표했다.
그는 "직무대리 요청 절차 하나 제대로 밟지 못하는 부족한 팀장을 만나는 바람에 수사도 마무리 못 하고 떠나는 두 후배에게 미안하기 짝이 없다"며 "남은 수사 인력만으로도 제대로 수사가 마무리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한다니 그리 해야겠고 실제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썼다.
이어 "두 후배와 야식시켜 먹던 것이 그리운데, 이제 몇 명 안 남아 통닭 한 마리 시키면 절반은 남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수사팀에는 팀장인 이 부장검사와 평검사 2명 등 총 3명만 남게 됐다. 공수처가 공문을 통해 '공수처 공소 제기 대상 사건이므로 수사 후 송치해달라'는 공문을 보내고, 파견 검사 연장을 허가하지 않은 것에 검찰 내부에서는 '사건 뭉개기'가 본격화했다며 반발 기류가 거세지고 있다.
수원지검의 한 관계자는 "이 정도면 사건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수사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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