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오는 25일 한일전(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 나설 한국 축구대표팀 소집 명단이 발표됐다. 한 가지 주목되는 점이 K리그1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라이벌'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대표선수 배출 수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이 15일 발표한 24명의 대표선수는 국내 K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14명, 해외파가 10명으로 구성됐다.
14명의 국내파 선수 가운데 울산 현대가 골키퍼 조현우를 비롯해 원두재, 김태환, 홍철(이상 수비수), 윤빛가람, 이동준(이상 미드필더) 등 6명 포함돼 가장 많다. 그런데 전북 현대 선수는 단 한 명도 이번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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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2021시즌 K리그1이 4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울산과 전북은 나란히 승점 10(3승 1무)을 기록하고 있다. 울산이 골득실에서 앞서 1위, 전북이 2위에 올라 있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두 팀이 시즌 초반부터 선두 다툼을 벌이며 강팀다운 면모를 뽐내고 있다.
그런데 대표팀 발탁 선수는 6명-0명으로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울산은 주전 스쿼드의 절반 이상이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고, 전북은 한 명도 없다. 전북에도 김보경, 이용, 이주용, 홍정호, 이승기, 김승대 등 국가대표 경력의 선수들이 다수 있지만 이번에는 전원 벤투 감독의 외면을 받았다.
벤투 감독은 이같은 울산 편중 대표선수 선발에 대해 "전체적으로 관찰하는 (대표)선수 풀에는 전북 선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 발표한 명단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좋은 옵션"이라며 "우리가 추구하는 축구나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선 이 명단이 최선이라고 이해해 달라. 여러 차례 말했듯이 선수들의 능력치나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얼마나 잘 이해할 수 있는지 보고 선발한다. 소속팀을 보고 선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선수의 현재 기량만을 기준으로 선발했다는 벤투 감독의 소신에 따르면, 전북으로서는 상당히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실속' 면에서는 울산이 울상을 짓고 전북은 속으로 안도할 수도 있다. 코로나19 기세가 여전한 가운데 성사된 한일전이고, 일본 요코하마로 원정을 다녀와야 하는 특수성 때문이다.
대표팀은 22일 인천공항에서 소집돼 일본으로 향하고, 25일 한일전을 치른 뒤 26일 귀국하는 일정이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훨씬 많이 발생하는 일본에서 경기를 벌여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 무사히 일본을 다녀와서도 자가격리 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해외에서 입국하면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지만, 이번 한일전을 위해 대한축구협회는 당국과 협의해 그 기간을 1주일로 줄였다. K리그 소속 대표선수들은 27일부터 4월2일까지 1주일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코호트 격리하며 훈련을 이어가고, 4월 3일부터는 소속팀으로 복귀해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A매치 기간이 지나고 나면 4월3일부터 K리그가 재개된다. 울산과 전북은 4월3일 각각 성남, 수원삼성과 경기가 예정돼 있다. 대표팀에 차출됐던 울산 소속 선수들이 성남전에 뛸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서기는 힘들다.
반면 전북은 A매치 기간 온전히 훈련을 하면서 수원삼성전에 대비할 수 있다. 두 팀이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이런 입장 차이는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대표팀 선발을 두고 묘한 상황 앞에 놓인 K리그 양강 울산과 전북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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