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과 관련 "현재로서 정책기조를 서둘러 조정할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배표한 '주요현안에 대한 Q&A(문답)'를 통해 "아직은 실물경제 활동이 잠재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정상궤도로 복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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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제공. |
인플레이션 리스크 확대를 우려해 이를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라고도 밝혔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유가 상승폭이 확대되고 농충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서 1%대로 높아짐에 따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흐름은 2분기 중에는 지난해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더해지면서 1%대 후반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하반기에도 대체로 1%대 중후반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코로나 감염상황이 빠르게 진정돼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가 분출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는 있겠으나,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은 물가 전망에 기초해 지금은 인플레이션 리스크 확대를 우려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수요와 공급 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예상보다 크게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향후 물가 상황을 주의깊게 살펴보면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국내 성장률에 대해선 종전 전망치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국내경제도 수출과 설비투자의 증가세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국회에서 논의중인 추경이 집행될 경우 올해 성장률을 추가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이 같은 국내외 여건변화를 종합해 보면, 향후 성장경로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올해 국내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주요국에선 확장적인 거시정책이 이어지는 가운데 백신보급이 점차 확대되면서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대규모의 추가 재정부양책이 확정되고 백신접종도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이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됐다.
향후 경기 회복세의 정도는 무엇보다 코로나19 전개 양상과 백신보급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에도 글로벌 반도체 경기, 미·중 무역갈등 등이 경기 흐름에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임기가 1년 남은 상황에서 향후 최우선 정책과제로는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설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을 꼽았다. 이 총재는 "향후 성장과 물가 여건이 개선될 경우 그동안 시행해온 이례적인 완화조치들을 질서있게 정상화해 나갈지에 대해 미치 준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