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답답하던 방망이 침묵에서 벗어나 모처럼 안타를 쳤다. 타율이 1할대 아래로 떨어질 위기를 간신히 넘긴 김하성이지만 감독은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김하성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시범경기에 교체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 김하성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런데 3번타자로 출전한 주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3회초 왼쪽 어깨에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빠졌고, 대수비로 김하성이 나섰다.

이후 김하성은 세 차례 타석에 들어섰는데 마지막 타석에서 기다리던 안타를 때려냈다. 3회말 첫 타석에서는 우완 제프 호프먼을 상대로 우익수 뜬공 아웃됐고, 6회말에는 좌완 아미르 가렛에게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8회말 무사 1루에서 세번째 타석을 맞은 김하성은 좌완 시오넬 페레즈의 볼을 받아쳐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지난 1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4경기 만에 터뜨린 이 안타로 김하성의 시범경기 타율은 0.125(32타수 4안타)가 됐다. 만약 이날도 안타를 치지 못했다면 1할대 타율도 지키지 못했을 것이다.

이날 안타를 때리긴 했지만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첫 시범경기 타격 성적은 기대에 못미친다. 개막 로스터에 들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

하지만 제이스 팅글러 샌디에이고 감독은 김하성에 대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믿음을 보였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팅글러 감독은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에서 김하성의 타격 부진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별로 당황하지 않는다. 김하성은 공을 보고, 타격 밸런스를 잡는 등 현재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충실하게 하고 있다"며 "김하성에게는 새로운 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고, 잘 적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팅글러 감독은 "해외에서 온 타자들 대부분이 겪은 적응기를 보내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김하성에 만족하고 있다. 매우 뛰어난 수비를 펼친다. 타석에서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뿐"이라며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예로 들기도 했다. 오타니는 처음 빅리그로 진출했던 2018년 시범경기 타율이 0.125로 지금의 김하성과 같았지만, 그 해 투타 겸업을 하면서도 타율 0.285에 22홈런을 날려 신인왕을 차지한 바 있다.

팅글러 감독은 "김하성은 선구안과 배트 컨트롤이 뛰어나고 힘과 정교함도 갖췄다. KBO리그에서 경험도 많이 쌓았다"고 김하성의 장점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김하성의 성공을 자신한다"며 기를 살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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