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내외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친환경성 향상 등 관련 역량 확대를 위한 에쓰오일의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최근 730억원을 들여 울상공장에 잔사유 수소 첨가 탈황시설(RHDS)과 유증기 소각설비(VCU) 등의 설비 신증설을 완료했다.
이는 '최고의 경쟁력과 창의성을 갖춘 친환경 에너지 화학기업으로 성장하자'는 목표(비전 2030)의 일환으로, RHDS는 고온·고압의 반응기에서 수소 첨가 촉매 반응을 통해 고유황 잔사유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등 생산 제품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저감하는 설비다. 탈황 처리된 잔사유는 후속 공정을 거쳐 나프타 및 초저유황 경유 등 경질유 제품 또는 저유황 선박 연료유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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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공장 잔사유 탈황시설(RHDS)/사진=에쓰오일 |
저유황 선박 연료유는 스크러버(탈황장치) 설치 및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과 함께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 대응 수단으로 꼽히는 것으로, 국내 정유사들이 생산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에쓰오일은 이번에 증설한 탈황시설의 잔사유 처리량이 일일 3만4000배럴에서 4만배럴로 증가했으며, 기존 정유시설의 효율성 및 생산력 제고로 연간 400억원 규모의 이익 개선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초 가동을 시작한 VCU는 저장탱크에서 나오는 유증기를 포집, 완전 연소해 유해 물질의 대기 배출을 방지하는 설비다. 에쓰오일은 저장탱크 19기 등에 설치된 배출시설을 개조하고, 총 7km의 배관을 새로 설치해 연결했다. 더 큰 용량의 VCU 건설도 계획 중이다.
탄소중립 트렌드에 맞춰 이산화탄소(CO2) 배출 저감을 위해 산업용 가스 제조업체 동광화학과 손을 잡기도 했다. 동광화학이 탄소포집 기술로 에쓰오일 울산공장 수소제조공정에서 나오는 부생가스에서 CO2를 정제, 산업·식품용 액화탄산 등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에쓰오일은 이같은 탄산 협력사업으로 연간 10만톤의 CO2 배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미얀마에 고효율 툭스토브를 무상 보급하고,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체 글로리엔텍에 투자하는 등 해외 탄소배출권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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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에쓰오일 사옥에서 류열 사장(오른쪽)과 박두순 동광화학 부회장이 탄산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에쓰오일 |
울산공장 전 분야에 종합 디지털 솔루션을 완비하는 등 2023년까지 △디지털 공장 △디지털 마케팅 △스마트워크 근무환경을 구축을 비롯한 로드맵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공장 상황을 통합 모니터링함으로써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통해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100m 이상 높이의 플레어 스택(공정의 폐가스를 처리하기 위한 굴뚝 모양의 연소장치) 점검에는 드론 검사시스템이 활용된다.
카메라가 장착된 웨어러블 장비(스마트 헬멧) 뿐만 아니라 업무 협업툴 및 업무지원 챗봇 등 활용폭도 지속적으로 넓힌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29일 출범하는 '국회 ESG 포럼'에 여야 의원이 참여하고, 금융기관·기업·시민사회 등으로 구성된 정책개발 워킹그룹도 만들어지는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는 물결 속에서 디지털 전환도 생존력 강화를 위한 필수요소"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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