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3대 지주사, 내년 주총서 여성 사외이사 선임 의사
이사회 ESG위원회 구성따라, 사외이사 추가 모집가능성↑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4대 시중은행이 일찌감치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로 분주한 모습이다. 이사회 사외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 구성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내년 8월부터 본격 시행된 데 따른 선제적 조치다. 

하지만 BNK DGB JB 등 3대 지방금융 지주사들은 제도 시행까지 유예기간이 남은 만큼 좀 더 신중하게 여성 사외이사를 유치할 거라는 입장을 내놨다. 금융권이 경쟁적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유치하면서 인재 풀이 부족해졌고, 제도 시행 전까지 전문성을 겸비한 여성 사외이사를 유치해도 늦지 않다는 분석이다.

   
▲ BNK금융그룹 본사 사옥 전경/ 사진=BNK금융그룹 제공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 DGB JB 등 3대 금융지주사는 2021년도 정기주주총회를 가질 예정이다. BNK와 DGB가 오는 26일, JB는 31일이다. 하지만 올해 주총에서 세 곳은 의결사항 중 하나인 사외이사 선임을 모두 남성 인재로 채웠다. 4대 시중은행과 다른 행보다. 

개정되는 자본시장법은 이듬해 8월4일부터 시행되며,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주식상장법인인 경우,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장사인 지주사는 의무조항이지만 비상장사인 은행은 조항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 관계자는 “개정안에 따르면 은행은 비상장사라 여자 사외이사를 (의무적으로) 채울 필요는 없다. 다만 (시중은행이) 대내외 입장을 고려해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지방금융권도 주요 계열사들이 여성 사외이사를 채우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주사별로 살펴보면, 부산‧경남은행의 지주사인 BNK는 총 7명의 사외이사 중 6명이 이달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된다. 이 중 3명이 신임 사외이사로 채워지고, 나머지 3명은 연임하게 된다. 김창록 사외이사는 내년 3월19일이 임기만료일이다. 

BNK는 규정에 따라 신임 사외이사 임기를 2년, 연임 인사는 1년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께 4명의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BNK금융그룹 관계자는 “내년에 (이번에 연임하는 사외이사와 임기 중인 인사 등) 4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1명을 여성인사로 교체하거나 추가 영입할 수 있다”며 “이사회 결정에 따라 내년 3월 주총에서 사외이사 풀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은행 지주사인 DGB는 6명의 사외이사를 구성하고 있으며, 올해 조선호 이상엽 이진복 등 3명의 사외이사가 재선임된다. 내부규정에 따라 감사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조선호 이진복 위원이 2년, 이상엽 위원은 1년을 맡을 예정이다. 3인의 임기는 DGB가 개정 중인 지배구조법을 선반영해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DGB금융그룹 본사 사옥 전경/ 사진=DGB금융그룹 제공


DGB 측은 이상엽 위원 외에도 권혁세‧이담 사외이사가 각각 내년 3월26일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올해 여성 사외이사 후보군을 두텁게 만들고, 우수한 인재를 물색한다는 방침이다. 

DGB금융그룹 관계자는 “현재 사외이사나 외부기관을 통해 후보군을 다각적으로 모집하고 있다. 금융권에서 임원이상의 경력이 있는 여성 인재를 유치해야 하는데 인재풀이 부족해 교수 등 각 분야에서 유치를 고려하고 있다”며 “올해는 이 점을 고려해 사외이사 재선임을 결정했다. 내년에는 여성 사외이사를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 선임하는 사외이사 임기가 규정상 2년으로 규정된 만큼, 여유 있게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물색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DGB는 이사회에 ESG경영을 담당할 ‘ESG위원회’를 올해 만들 예정인 터라, 사외이사 수를 현재보다 늘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인사는 4명이다. (사외이사가) 재선임되거나 새로 뽑거나 현재보다 추가로 더 영입해야 할 수도 있다”며 “올해 ESG위원회가 만들어져 (관련) 전문가를 모집한다면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금보다 사외이사를 증원할 수 있다”고 전했다.

   
▲ JB금융그룹 본사 사옥 전경/ 사진=JB금융그룹 제공


광주‧전북은행 지주사인 JB도 오는 31일 열리는 주총에서 6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을 선임한다. 2명(유관우‧이상복)은 연임, 1명(성제환)은 신임 인사이며 임기는 각자 2년이다. 다만 JB는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 관련 정관을 개정해 내년부터 양성 사외이사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JB는 내년에 3명의 사외이사가 임기를 만료하게 된다. 모두 연임이 가능한 인사다. 하지만 이사회 결정에 따라 새로운 여성 사외이사가 자리를 꿰차거나, 사외이사 풀을 추가로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B금융그룹 관계자는 “내년에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해도 법상 요건을 갖추는데 무리가 없다”며 “올해 주총에서 정관을 개정해 내년부터 양성 사외이사를 구성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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