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 회장이 한일 친선경기 완패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지난 25일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은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대표팀과 친선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경기 내용도, 전술도, 선수들 기량도, 투지도, 매너도 모두 일본에 밀려 '요코하마 참패'라 불릴 만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번 한일전 개최 결정 당시부터 이런 코로나19 시국에 일본 원정경기를 갖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컸고, 대표선수 선발 과정에서 유럽파의 합류 여부를 두고 우왕좌왕했으며(대부분 유럽파 합류 불발), K리거 발탁에서는 벤투 감독과 소속팀 간 '불통'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결국 도쿄올림픽 개최를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싶은 일본의 '전략적' 친선경기 추진에 한국대표팀이 들러리를 서 준 셈이 됐고, 한일전 가운데 역대급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또한, 일본 선수들은 유니폼에 일장기만 달고 뛰었는데, 한국 선수들만 가슴에 일장기와 태극기를 함께 달고 뛴 사실도 더해져 국내 여론은 더욱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이에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이 26일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사과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한일전 결과에 실망한 축구팬과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인 정 회장은 "이번 패배에 대해 벤투 감독에게만 비난이 쏠리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최상의 상태로 경기를 치르도록 완벽하게 지원하지 못한 축구협회의 책임이 더욱 크다"고 반성했다.

정 회장은 "이번 일을 거울삼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구단과 지도자 등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며 대화하겠다"면서 "6월부터 시작될 월드컵 예선에서는 축구팬과 국민 여러분에게 새롭게 달라진 대표팀, 기쁨과 희망을 주는 대표팀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한축구협회가 대표팀 경기와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한 것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예선 탈락 이후 7년 만이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25일 열린 대표팀 한일전 패배에 실망하신 축구팬, 축구인, 국민 여러분께 축구협회장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협회는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대표팀 전력을 다질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판단해 한일전이란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기를 추진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방역에 최선을 다해 경기를 무사히 치렀지만 부족한 경기력으로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패배에 대해 벤투 감독에게만 비난이 쏠리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상의 상태로 경기를 치르도록 완벽하게 지원하지 못한 축구협회의 책임이 더욱 큽니다.

이번 일을 거울삼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구단과 지도자 등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며 대화하겠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6월부터 시작될 월드컵 예선에서는 축구팬과 국민 여러분에게 새롭게 달라진 대표팀, 기쁨과 희망을 주는 대표팀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KFA 회장 정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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