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진그룹의 재무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급한 불 끄기에 나섰지만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된다.
12일 장에서 최근의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한진그룹주는 하향세를 나타냈다. 대한항공이 전거래일 대비 0.88% 하락한 4만4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대한항공우는 2.57%, 한진칼 3.47%, 한진칼우 1.11% 각각 떨어졌다. 한진해운도 이틀째 떨어지며 1.21% 하락했다.
이날 재벌닷컴이 2010∼2013년 10대그룹의 부채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진그룹의 부채비율이 2013년말 기준 452.4%로 10대그룹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대그룹에서 두 번째로 높은 한화그룹 144.8%의 3배에 달한다.
한진그룹은 지난 2009년부터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고 재무개선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면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재무 상태는 작년 한진해운 인수로 더 악화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한진그룹이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무너진 다른 재벌그룹처럼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대한항공의 부채총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9조3000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로는 작년 말 기준으로는 100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됐다. 대한항공은 급한 불을 끄고자 5000억원 규모로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 나서기로 했다. 주요 주주인 한진칼 등이 대한항공의 증자에 참여하고 조양호 회장 등 오너 일가는 유증 부담에서 빠져나가면서 다시 한번 비판을 받았다.
한편 땅콩회항 논란을 일으킨 조 전 부사장은 7일 항공보안법상 항공기 항로 변경ㆍ안전운항 저해 폭행, 위계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강요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