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 변경·자본준비금 감소 등 중간배당 기반 마련
[미디어펜=백지현 기자]4대 금융지주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일제히 중간배당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예고하면서 하반기 중간배당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배당성향(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배당금 비율)이 줄어든 데 대해 불만을 드러낸 주주들의 이탈 등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대부분의 금융지주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에도 사상 최대 실적으로 달성했음에도, 올해 배당성향을 일제히 낮췄다. 금융당국이 올해 초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해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실시하라는 권고를 받아들이면서 배당성향이 전년대비 최대 7%포인트 줄었다.

   
▲ 4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왼쪽부터 신한·KB·우리·하나금융지주)./사진=각 사 제공.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이번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충분한 배당을 하지 못한 데 대해 "송구하다"고 사과하고, 금융당국의 배당권고가 끝나는 하반기부터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은 지난 25일 열린 주총에서 "투자 상품 사태로 여전히 많은 고객들이 아픔을 겪고 있고, 주주 가치 측면에서도 기대에 못 미친 것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고객 관점에서 손실을 최소화화고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해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신한지주는 향후 분기 배당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날 주총에서 '3·6·9월 말 분기배당을 할 수 있다'는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최대 연 4회 분기배당이 가능해진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26일 열린 주총에서 코로나19 여파로 배당성향을 낮춘 데 대해 고개를 숙이고 중간배당 등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약속했다. KB금융은 지난해 3조4552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최대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배당성향을 20%로 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윤 회장은 "주주들에 만족스러운 배당을 하지 못해 양해를 구하며, 코로나19 등에 따라 부득이하게 배당성향을 낮춰 죄송하다"며 "6월까지 기본에 충실한 영업방침을 이어가다가, 안정세와 함께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늘 약속한 대로 30%정도는 돼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며, 최근 몇 년 동안 배당성향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는데 그 길을 계속해 걸어가겠다"며 "중간배당을 통해 분기별, 또는 반기별로 안정적인 배당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도 같은 날 열린 주총에서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실시해 주주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주총 인사말을 통해 "올해 실적개선과 더불어 다양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고, 이후승 하나금융지주 재무총괄 전무(CFO)는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포함해 주주 가치가 지속적으로 증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지난 5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는 자본준비금(별도재무제표 기준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시켜 4조원 가량의 배당가능이익을 확충하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향후 다양한 주주친화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