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이번엔 '철인왕후'다. 박계옥 작가가 집필한 '조선구마사'가 역사왜곡 논란으로 폐지된 가운데, 같은 논란을 겪었던 그의 전작까지 뿌리를 뽑겠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계옥 작가는 지난 27일 입장문을 내고 "저의 사려 깊지 못한 글쓰기로 지난 며칠 동안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조선구마사’는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악령과 백성을 지키기 위해 이에 맞서는 인간들의 혈투를 그리는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물을 표방한 퓨전 사극 드라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지난 22일 첫 방송 직후부터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실존 인물인 조선 태종, 충녕대군(세종) 등을 지나치게 왜곡해 묘사하고, 중국풍 음식 등을 사용해 동북공정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에 제작 지원 및 광고 협찬이 전면 중단되자, 드라마는 결국 방영 2회 만에 폐지됐다. 방송사인 SBS는 방송을 취소했고, 제작사인 YG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쳐웍스는 제작 중단을 발표했다.  

박 작가는 "드라마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데 있어서 가장 맨 앞에 서 있는 작가로서 지난 잘못들을 거울삼아 더 좋은 이야기를 보여 드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안일하고 미숙한 판단으로 오히려 시청자 여러분들께 분노와 피로감을 드렸다”며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역사 속 큰 족적을 남기셨던 조선의 건국 영웅 분들에 대해 충분한 존경심을 드러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판타지물이라는 장르에 기대어 안이한 판단을 한 점에 대해서도 크게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시청자 분들께서 염려하시고 우려하셨던 의도적인 역사 왜곡은 추호도 의도한 적이 없었으나, 결과적으로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남긴 점 역시 뼈에 새기는 심정으로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박 작가는 “현장에서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해왔던 감독님, 배우님, 스태프 여러분. 그리고 제작사와 방송사에도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 다시 한 번 시청자 여러분께 온 마음을 다해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박 작가 외에도 감우성, 장동윤 등 출연 배우 10인과 신경수 감독도 사과문을 통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박 작가가 전작인 tvN 드라마 '철인왕후'에서도 같은 논란을 겪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역사왜곡의 뿌리를 뽑자'는 여론이 팽배해지고 있다. 

'철인왕후'는 방영 당시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로 표현하는 등 여러 장면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지만 무사히 종영까지 마쳤다. 

하지만 논란이 재차 도마 위에 오르자 CJ ENM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티빙과 네이버 TV 등에서 다시보기 서비스가 중단됐다. 또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 유튜브 채널 등에서도 '철인왕후' 관련 영상 클립이 제공되지 않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철인왕후'의 해외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출연 배우 및 감독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주연 배우인 신혜선을 모델로 기용한 한 마스크 업체는 누리꾼들의 거센 항의에 유감을 표하며 모델 교체를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