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2005년 6월 13일 내곡동에서는 정확히 누가 와서 토지 측량을 했던 것일까.
의혹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측과 이에 맞서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측이 연일 공방을 펼치고 있다.
'당시 오세훈 후보의 장인과 오 후보로 보이는 남자 등 2명이 내곡동에 소재한 처가 땅을 측량했다'는 KBS의 29일 추가 보도와 관련해 오 후보 캠프는 "장인과 큰 처남 송 모 씨가 측량을 참관했다"고 밝혔지만, 그 신빙성을 흔드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의혹은 확산되고 있다.
의료신문 매체인 메드월드(Medworld)의 2005년 6월 15일 기사에 따르면, 오 후보의 처남인 송 모 교수(경희대 의료경영학과)가 소속된 경희의료원은 당시 6월 13일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의료원 회의실에서 팀장급 병원경영 MBA 과정 수료식을 가졌다. 매체는 이날 수료식에 송 교수도 참석했다며 송 교수가 함께 찍은 행사 기념 사진도 함께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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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6월 13일 당시 경희의료원 행사에 오세훈 후보의 처남인 송모 교수가 참석했다 보도가 오세훈 내곡동 땅 의혹을 확산시키고 있다. / 사진 = 메드월드 뉴스 화면 캡처 |
당일 송 교수의 동선상 경희의료원 행사에 실제 참석했고, 내곡동 측량에 참관하지 않았다면, 오 후보 측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나게 되는 셈이다.
오 후보 캠프는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고 "송 교수는 행사 초반부에 참석하지 않았고 행사 후반부 감사패 수여식에만 참석했다"며 "측량 현장에 가지 않고 의료 행사에 참석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경희의료원 관계자는 29일 본보 취재에 "16년 전 행사가 열린 것은 맞아 보인다. 그러나 그날 3시간 30분에 걸친 행사시간 내내 송 교수가 참석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며 "참석 여부를 비롯해 행사시간 언제부터 언제까지 참석했는지 또한 확인하기 힘들다. 당시 참석자를 수소문해도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16년 전 일"이라며 "행사 관련 기록이나 자료가 남아있질 않을 뿐더러, 행사를 마친 후 기사가 이틀 지나 나온 것을 보면 사전에 배포한 단순 보도자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결국 오 후보를 둘러싼 내곡동 땅 투기와 당시 토지 측량 의혹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를 명쾌하게 밝히려면, 송 교수의 직접 증언이나 입회인의 서명 확인이 필수적이다.
객관적인 증거로는 측량했던 당시 국토정보공사에 입회인이 적혀 있는 서류가 제출됐는데, 그 서류에 나와있는 입회인 서명이 결정적이다.
오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는 29일 본보에 "그 서류를 최대한 신속히 정보 공개해 달라고 청구한 상태"라며 "서류 내용을 확인하는대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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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사진=국민의힘 제공 |
앞서 2005년 당시 오 후보 처가 땅에서 경작을 했다는 주민 김모 씨는 2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선글라스를 끼고 키 큰 사람이 왔는데 한 눈에 오세훈 씨구나 금방 알겠더라"며 "생태탕을 먹은 기억이 난다. 선글라스를 벗으니 오세훈 씨가 맞고 제가 박정훈 의원을 알았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측량하게 된 이유가 처가 땅에 불법 경작한 분들을 내보내야 할 필요성 때문이었다"며 "그 분이 무슨 이야기를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오 후보는 이어 "측량 현장에 제가 있었다 없었다가 중요한 게 아닌데 민주당에서 자꾸 프레임을 그쪽으로 옮겨간다"며 "서류가 제일 정확하다. 빨리 정보공개해 달라고 오늘 청구한다"고 강조했다.
네거티브 공세를 접지 않고 있는 박영선 후보측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의혹은 확산 일로에 있다. 당장 29일 오후 10시 40분부터는 'MBC 백분토론'에 양 후보가 나와 치열한 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국토정보공사는 이해관계자 외에는 자료를 전체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므로 오 후보 측이 국토정보공사가 갖고 있는 서류를 입수한 즉시 공개해서, 이번 의혹을 명쾌히 풀지 주목된다.
시간을 끌지 말고 서류 입수 즉시 공개해 진위 여부와 의혹의 사실관계가 속시원히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