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창구였던 카드, 저축은행 등 2금융권도 고신용자 모시기에 나섰다. 은행 대출을 조이자 풍선효과로 2금융권으로 고신용자들이 밀려든 탓이다.
2금융권에서도 법정최고금리 인하 이슈에 따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고신용자들을 위한 대출 환경을 만들며 주된 고객이었던 중저신용자들의 대출길이 막힌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는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중저신용자 가운데 최대 300만명이 불법대출로 넘어 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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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3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연 10% 미만 금리를 적용받는 고신용자 비중은 우리카드의 경우 41.13%에 달했다.
이어 현대카드가 30.11%, 신한카드 13.63%, KB국민카드 17.13% 순이었다. 이들 카드사의 고신용자 비율은 신용대출 규제 실시 직전인 지난해 6월 말보다 최대 2배가량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고신용 차주가 대량 유입되며 카드론 금리도 낮아지고 있다. KB국민카드의 최저 금리는 연 3.9%로 처음으로 3%대에 진입했다. 우리카드·수협중앙회는 최저 4.0%, SC제일은행·롯데카드는 최저 4.5%, 4.95%로 4%대를 기록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빚투 열풍 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은행권이 아닌 2금융권으로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은행권에서 대출이 막힌 고신용자 위주의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저축은행들도 고신용 차주를 대상으로 하는 금리 10% 이하 신용대출 취급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3월 기준 SBI·OK·웰컴저축은행 등 주요 저축은행과 신한·KB·하나저축은행 등 금융지주를 기반으로 둔 저축은행의 금리 10% 이하 신용대출 비중이 12.41%에 달했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NH저축은행 이용 고객은 전체 신용대출 중 47.53%를 금리 10% 이하로 취급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45.9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12% 이하 취급은 30.76%포인트 축소됐다.
IBK저축은행 역시 금리 10% 이하 비중이 5.07%에서 39.59%로 확대됐으며, 신한저축은행의 경우 금리 10% 이하 비중이 17.78%를 차지했다.
SBI저축은행은 금리 10% 이하 취급 비중이 2.52%, 웰컴저축은행도 7.21%를 차지하면서 전년 동월대비 소폭 상승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저신용자들이 불법대출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저신용자들의 부실률을 고려한다면 금리대가 보다 높은 상품이 마련돼야 하지만 2금융권이 갈수록 금리대를 낮춰 고신용 차주들이 몰리고 있다"며 "금융사들 입장에서도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앞두고 있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정책의 실패라고 볼 수 있다"며 "이같은 흐름이라면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이후 중저신용자 가운데 50만~300만명이 불법 대출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교수 역시 "중저신용자들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거의 막혔다"며 "중저신용자들이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인 대부업까지 내몰려 신용등급에 비해 높은 금리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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