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공모시장에서 크게 주목을 받은 신규상장주들의 경우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한 이후 주가 흐름이 부진한 경우가 많아진 모습이다. 공모가 2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후 상한가로 직행하는 이른바 ‘따상’을 기록하고 나면 개인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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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주식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한 공모주들의 상장 후 주가흐름이 부진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신규상장(IPO) 시장 최고의 ‘대어’로 평가받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첫날인 지난 18일 공모가 6만 5000원)의 2배인 13만원에서 시초가를 형성한 뒤 개장 직후 상한가로 직행하는 ‘따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부터 주가가 무려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첫날 종가 대비 25% 하락했다. 지난 30일 처음으로 주가가 상승 마감했지만 31일인 이날 오전 다시금 4%가 넘는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른 종목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상장된 기업 중 ‘따상’에 성공한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 외에도 자이언트스텝, 오로스테크놀로지, 레인보우로보틱스, 모비릭스, 선진뷰티사이언스 등 5곳이 더 있다. 하나같이 큰 기대를 모았던 종목들이었지만 상장 이후 주가는 부진했다는 점에서 공통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상장 첫날 종가 대비 이들 종목의 주가는 약 -15%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를 자세히 보면 공모주 청약을 균등배분 방식으로 진행해 타 공모주 대비 소액주주가 특히 많았던 점이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즉, 이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주가가 하방 압박을 받았다는 의미다.
개인 투자자들은 과거 SK바이오팜이나 카카오게임즈 등 화제를 모은 공모주들이 상장 이후 2~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다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을 여러 차례 관찰했기 때문에 ‘학습효과’가 발생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기관들의 의무보유 확약 물량의 비중이 높아 유통주식 수가 적다는 점도 거론된다. 올해 상장한 6개 기업의 의무보유확약 비율 평균은 51.93%였는데 SK바이오사이언스가 85.27%로 가장 높았다. 반면 작년 ‘따상’에 성공한 10개 기업들의 평균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31.22% 수준이었다.
단, 공모주들의 주가 흐름과는 별개로 청약시장의 열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가지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따상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이틀 연속 상한가)’ 사례가 나오기 쉽지 않은 환경이 만들어졌다”면서도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등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 IPO 시장의 열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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